일본 정부와 주요 기업들이 베트남에서 최첨단 기술을 갖춘 대규모 스마트도시를 건설한다는 방침을 내놨다. 아시아를 대상으로 새로운 도시 모델을 보여주는 한편,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를 통해 영향력을 키우고 있는 중국을 견제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5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일본 정부와 기업들은 베트남 부동산 회사인 BRG그룹과 함께 오는 2023년까지 베트남 수도 하노이 인근 지역에 자동운전 버스, 정보기술(IT)을 활용한 에너지 절약 기기 등 친환경 설비를 갖춘 스마트도시를 건설할 계획이다. 그에 앞서 2019년 말까지는 7000호 규모의 대형 아파트와 상업시설을 구축한다.
이번 사업은 모두 4조 엔(약 39조 9000만 원) 규모로, 일본 민관이 해외에서 진행한 도시개발 규모 중 최대 수준이다. 비용은 일본 민간 기업들과 베트남 파트너인 BRG그룹, 일본 정부의 공적개발원조(ODA), 베트남 정부의 보조금 등으로 조성할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일본 정부의 경제산업성을 비롯해 스미토모 상사, 미쓰비시 중공업, 파나소닉, 도쿄 매트로 등 20여 곳의 민간 기업이 건설에 나선다. 교통 체증과 대기 오염 문제에 고민하고 있는 아시아 각국에 새로운 도시 모델을 제시함으로써 인프라 수출에 박차를 가하기 위한 초석을 마련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특히 최근 중국이 이 지역에서 '일대일로' 전략을 통해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는 만큼 중국을 견제하겠다는 복안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베트남은 중국과 남중국해의 영유권을 둘러싸고 대립하고 있어 일본 기업의 접근이 쉽다"며 "이번 사업은 아시아 내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중국에 맞서 베트남과의 관계를 강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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