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더 포스트', 각자의 선택과 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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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송희 기자
입력 2018-02-26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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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더 포스트' 스틸컷[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자기 인생과 자신이 평생 몸담아온 회사를 건다는 것, 그거야말로 그분의 용기라고 생각해.”

1971년, ‘뉴욕 타임스’는 베트남 전쟁과 관련 미국의 거짓말을 담은 ‘펜타곤 페이퍼’를 보도한다. 트루먼, 아이젠하워, 케네디, 존슨에 이르는 네 명의 대통령이 30년간 감춰온 베트남 전쟁의 기밀을 담은 문서를 세상에 폭로한 것이다.

순식간에 미 전역은 발칵 뒤집어지고, 정부는 관련 보도를 금지한다. 이에 경쟁지인 ‘워싱턴 포스트’ 편집장 벤(톰 행크스 분)은 기밀문서 ‘펜타곤 페이퍼’ 입수에 사활을 걸고, 결국 4천 장에 달하는 문서를 쥐게 된다.

그는 미 정부가 개입해 베트남 전쟁을 조작한 사건을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최초의 여성 발행인 캐서린(메릴 스트립 분)은 회사와 자신을 건 일생일대의 선택 앞에 놓인다.

영화 ‘더 포스트’는 ‘쉰들러 리스트’, ‘라이언 일병 구하기’, ‘캐치 미 이프 유 캔’ 등을 연출한 세계적 거장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의 신작이다. 수많은 역사적 사건과 인물을 소재로 명작을 탄생시켜온 그는 1971년 미국을 배경으로 ‘펜타곤 페이퍼’를 보도하는 워싱턴 포스트 기자들의 이야기에 눈을 돌렸다.

영화는 언론의 가장 기본적인 원칙과 민주주의라는 커다란 형태 안에 각자의 용기, 각자의 선택에 대한 이야기를 빼곡하게 담아낸다. 그들 각자의 용기와 선택이 이뤄낸 민주주의는 현재를 사는 우리에게도 큰 울림을 선물한다.

시종 객관적이고 담백한 시선으로 인물과 상황을 바라보는 것 또한 흥미로운 지점. 극 중 인물들이 마주하는 고민과 갈등을 객관적으로 보여주되 이들의 심정을 함부로 상상하지 않았다. 영화는 2016년 개봉한 ‘스포트라이트’를 연상케 만드는데, 자칫 건조하게 느껴질 수 있으나 차근차근 쌓아나가는 긴장감과 서사가 조화롭게 느껴진다. 또 영화 말미 터지는 카타르시스는 관객들에게 엄청난 쾌감을 선물할 것으로 보인다.

‘믿고 보는 배우’ 메릴 스트립과 톰 행크스의 열연도 눈여겨볼 부분. ‘철의 여인’,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약한 메릴 스트립은 극 중 워싱턴 포스트의 첫 여성 발행인 캐서린 역을 맡아 인물이 가진 고민과 갈등을 섬세하게 짚어낸다. 또 톰 행크스는 열혈 편집장 벤 역을 통해 극의 무게감을 더하고, 실화 영화로서의 힘을 보탰다. 오는 28일 개봉. 러닝타임은 116분, 관람등급은 12세 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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