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시대에 통화체제는 단일통화 도입을 통한 세계화폐가 대안이다."
이윤석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14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18 아시아태평양금융포럼'에서 'G제로 시대와 금융의 상생'을 주제로 발표를 했다.
이 연구위원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금융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다"며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사회적 기업에 대한 금융지원이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사회적 기업이란 환경친화적 기업, 일자리 창출 기업, 상생 실천 기업 등을 의미한다.
이 같은 현상은 자국 우선, 각자도생의 기류에서 비롯됐다. G7(주요 7개국)에서 G20(주요 20개국), 미국과 중국의 G2로 이어진 세계 재편은 최근 G제로를 향해 가고 있다.
그는 "미국과 영국의 자국 우선주의 표방, 중국의 대국굴기는 절대 강자가 존재하지 않는 진공 상태, 리더의 부재로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G제로 시대의 금융은 '상생'으로 귀결된다.
이 연구위원은 인프라 금융을 예로 들며 "남북 화해 국면의 급속한 진전으로 향후 경협 사업 재개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봤다.
개성공단과 나진-선봉지구 등 기존에 진행됐던 사업들 위주로 재개될 것이란게 그의 관측이다. 그는 북한의 인프라 수요를 1000억 달러 수준으로 예상했다.
그는 "북한의 인프라 개발을 지원하기 위한 금융지원은 우리 금융회사들에 있어 매우 중요한 과제"라며 "글로벌 금융회사들과 공조해 북한의 금융 수요를 충족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달러 중심의 국제통화 질서도 개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전 세계 외환거래량, 외환보유액의 60% 이상이 달러에 집중돼 있다.
이 연구위원은 "달러 중심의 국제통화 질서는 경상수지 불균형 등의 부작용을 초래한다"며 "미국 주도의 패권경제가 자국 중심주의 추구로 정당성이 약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전 세계를 강타한 비트코인(가상화폐) 열풍도 결국 기존 지급수단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에서 출발했다는게 그의 판단이다. 실제 가상화폐를 법정통화로 인정할지 여부를 두고 국가별로 의견이 분분했다.
화폐주조차익(seigniorage)을 정부가 독점하는 구조에 대한 반작용이라는 게 그의 논리다.
결국 G제로 시대에 맞춰 국제통화체제에서도 상생 구조가 요구된다는 입장이다.
이 연구위원은 "단일통화 도입을 통한 세계화폐를 고려해 볼 만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G제로 시대에는 소수의 강대국이 아닌, 다수의 중소국들이 공존하게 된다"며 "이러한 국제 정세 속에서 몇개의 기축통화가 아니라 다수의 통화가 통용되면 거래의 편의성 및 효율성은 저하될 것"이라고 말했다.
가상화폐를 하나의 대안으로 꼽기도 했다. 다만 개별 국가가 독점하고 있는 발권력을 어떻게 배분하느냐와 통화주권이 문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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