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 삼킨 미ㆍ중 무역전쟁 공포..다우지수 조정영역 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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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미 기자
입력 2018-04-08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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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P/연합]


글로벌 주요 2개국(G2)의 무역전쟁 공포가 미국 증시를 집어삼켰다.

트럼프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규모를 종전 경고한 500억 달러(약 53조 5000억원)에서 1500억 달러로 3배 늘릴 수 있다는 가능성을 언급하고 이에 중국도 추가 보복으로 대응하겠다고 대치하면서 6일 미국 증시는 또 다시 급락세를 나타냈다. 다우지수는 1월 기록한 사상 최고치 대비 10% 이상 빠지면서 조정장 영역에 진입했다.

6일 다우지수는 전일비 572.46포인트(2.34%) 떨어진 23,932.76에 마감했다. 장중에는 767포인트나 밀려나기도 했다. S&P500지수와 나스닥도 모두 2% 이상씩 떨어졌다. 

다우지수에 편입된 30개 종목이 일제히 하락했는데, 중국의 보복관세로 가장 큰 타격이 예상되는 보잉과 캐터필러는 모두 3% 이상 추락했다. 

무역갈등이 글로벌 원유수요에 타격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로 국제유가도 2% 이상 내려앉았다.

투자자들은 안전자산으로 몰려갔다. 미국의 10년물 국채 가격이 상승하면서 수익률은 2.77%로 떨어졌다. 엔은 달러 대비 0.5% 상승해 달러/엔은 106.895엔을 가리켰다. 금값은 0.6% 올라 온스당 1336.70달러에 거래됐다.

미국과 중국이 관세 때리기와 협박 수위가 점점 높아지면서 G2 무역갈등이 전면전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공포심이 자산시장을 지배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공포지수로 알려진 변동성지수(VIX)는 하루만에 12% 급등했고, CNN머니가 집계하는 공포와 탐욕지수는 '극도의 공포(extreme fear)' 영역으로 진입했다.

앞서 시장은 양국의 관세조치가 협상을 위한 카드라고 내심 기대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추가 보복관세 언급이 나오면서 상황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확대됐다.

런던 캐피탈 그룹의 재스퍼 로울러 애널리스트는 "양국 사이의 고조된 무역 갈등이 우호적으로 마무리될 것이라는 기대가 사라졌다"며 "시장은 이것이 전면전으로 귀결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5일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중국에 1000억 달러 추가 관세를 검토하라고 지시했다고 발표하면서,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규모가 종전의 500억 달러에서 1500억 달러로 세 배 늘어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세계무역기구(WTO)가 미국에 불공정하고 중국에 특혜를 주고 있다는 비판도 내놓았다. 백악관은 6일 '관세 최대 압박'(tariffs maximize pressure)‘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면서 중국에 대한 압박을 끌어올리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중국도 "중국은 주저하지 않고 즉시 강력한 반격을 할 것"이라면서 항전 의지를 되새겼다. 중국은 미국이 중국에 관세를 추가할 경우 1000억 달러어치 추가 보복에 나설 수 있다고 대치했다. 일각에서는 중국 당국이 미국 관광과 유학을 통제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 미국 라디오채널 WABC 인터뷰에서 관세 정책으로 증시가 타격을 받더라도 관세 정책을 고수하겠다는 강경 입장을 강조했다. 그는 "주가는 지난해 40%, 45% 올랐다"며 "조금 하락할 수는 있지만 다 마쳤을 때 더 강해진 나라를 가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양국이 무역갈등을 협상으로 풀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으면서도 협상 중 금융시장이 받을 여파를 우려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즈(FT)에 따르면 무디스는 투자노트에서 미·중 관세의 직접 영향은 관리가 가능한 수준이겠지만 갈등이 고조될 경우 금융시장 변동을 이끌어 기업과 투자 결정에 깊은 여파를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캐피탈 이코노믹스의 줄리언 에번스 애널리스트는 6일 보고서에서 “관세 협박이 양국의 협상 도구일지 모르겠지만 협상에서 분명한 결과가 나오지 않을 경우 구두 협박을 되돌릴 방법은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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