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유니콘’의 성장세가 무섭다. 유니콘이란 기업가치가 10억 달러(1조원) 이상인 비상장 스타트업을 뜻하는 말이다. 중국은 전 세계에서 미국 다음으로 유니콘 기업이 많은 나라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미국시장조사기관 CB인사이트가 전 세계 236개 유니콘 기업을 대상으로 국가별 현황을 조사한 결과 중국은 전체의 27.1%인 64개 기업을 갖고 있다. 116개인 미국에 비하면 적은 숫자지만 3개(쿠팡∙옐로우모바일∙L&P코스메틱)인 한국에 비하면 20배가 넘는다.
미국은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오랜기간 신기술∙산업 등을 개발해왔지만 중국은 단기간에 거둔 눈부신 성과다. 미국 파이낸셜타임스도 최근 “중국이 유니콘의 산실로 부상했다”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주목할 만한 점은 64개 기업 중 상위 10~15개 기업은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익숙한 이름이라는 점이다. 설립된지 10년이 채 되지 않은 기업이 전 세계적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분위기에 힘입어 중국은 자국 유니콘 기업의 A주 상장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직접상장이 어려운 유니콘 기업을 위해 지난 3월 중국주식예탁증서(CDR) 발행을 통해 상장시킬 수 있는 새로운 제도를 도입했다. 진입장벽이 낮아지면서 다수의 기업이 상장을 목전에 두고 있다.
이에 본지는 상장을 눈앞에 두고 있는 중국 5대 유니콘 기업을 소개한다.
◇ 中 금융서비스업의 ‘모세혈관’ 앤트파이낸셜
앤트파이낸셜은 마윈(馬雲) 알리바바 회장이 세운 인터넷 기반 핀테크 업체다. 2014년 10월 설립된 후 금융산업과 시장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며 지난 3월에는 중국 과기부가 선정한 거대 유니콘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앤트파이낸셜은 결제∙뱅킹∙재테크∙보험∙신용 등 인터넷 금융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계열사로는 알레페이, 앤트 마이크로크레딧, 마이뱅크, 톈훙펀트, 즈마신용, 핀클라우드 등이 있다.
전문가들은 앤트파이낸셜이 상장한다면 중국 인터넷 업계에서 세 번째로 큰 기업이 될 것이라 내다본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앤트파이낸셜은 4억8000만명이 넘는 사용자를 대상으로 결제서비스를 제공 중으로, 일일 평균 거래 규모는 2억건을 훌쩍 넘는다.
특히 지난 4월에는 알리바바와 함께 중국 최대 외식배달업체 어러머를 인수해 사업 확장에 나서며 중국인 생활 전반에 큰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 대륙의 ‘실수’ 샤오미
2010년 설립돼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 혜성처럼 등장한 샤오미는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스피커, 공기청정기, 휴대폰보조배터리 등 다양한 전자 제품을 생산해 세계 시장에 이름을 알렸다. 한때 ‘짝퉁논란’, ‘매출급감’ 등의 위기가 있었으나 이를 극복하고 어느새 삼성전자와 애플을 넘보는 괄목할만한 성장을 거뒀다.
지난해 4분기에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2810만대를 출하해 4위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애플∙삼성∙화웨이 등 상위업체의 출하량은 모두 감소한 반면 샤오미만 출하량이 96.9%나 늘어났다.
매출액도 급속도로 증가했다. 지난해 매출액 1000억 위안을 돌파하면서 순이익이 75억8000만 위안에 달했다. 레이쥔(雷军) 샤오미 CEO는 중국 현지 매체와 인터뷰에서 “창립 7년만에 매출 1000억 위안을 달성했다”며 “앞으로 10분기 안에 중국 시장 1위 스마트폰 브랜드가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샤오미는 이르면 오는 6월 홍콩증권거래소에 상장이 완료 될 것으로 다수 중국 매체가 보도하며 기업가치가 더욱 올라갈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 중국판 ‘우버’ 디디추싱
디디추싱(滴滴出行)은 중국 최대 차량공유 업체다. 중국판 ‘우버(Uber)’라고도 불린다. 2015년 텐센트가 투자한 디디다처와 알리바바가 투자한 콰이디다처가 합병해 탄생했다.
전 세계적으로 차량호출 서비스가 자리잡지 않았던 때 벌써 시장에 진출해 선두적 위치를 시점했다. 지난해 CB인사이트가 발표한 세계 15대 유니콘에 선정되기도 했다.
디디추싱은 이르면 올 하반기에 주식시장에 기업공개(IPO)를 단행한다. 지난 4월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디디추싱은 미국 또는 홍콩 증시 상장을 검토 중이다. 신문은 "디디추싱이 상장하게 되면 시가총액 800억 달러(약 85조4400억원) 이상의 초대형 기업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 ‘광군제 대박’의 히든카드 알리클라우드
알리클라우드는 알리바바가 소유한 중국 최대 퍼블리클라우드 사업자로 2009년 법인이 설립됐다. 이미 멀티미디어, 게임, 금융, 헬스케어, 통신 등 분야에서 200만 여 고객을 확보한 상태다.
최근에는 중국 최대 쇼핑 축제 ‘광군제’ 기간 초당 최고 총 18만건 가량의 결제를 처리한 기술력으로 주목을 받았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Gartner)에 따르면, 알리클라우드는 인프라(IaaS) 제공업체 중 세계 3위 기업이다. 지난해 4분기 알리바바그룹 전체 매출액의 7%가 클라우드컴퓨팅 매출이었다.
◇ O2O 공룡 메이퇀뎬핑
중국 기업인 왕싱(王興)이 자신이 설립한 소셜커머스 O2O플랫폼 메이퇀과 뎬핑을 2015년 합병하면서 ‘메이퇀뎬핑(美團點評)’이 완성됐다. 이후 2년 만에 기업가치가 300억 달러로 2배 이상 치솟으며 세계 4대 스타트업으로 떠올랐다.
메이퇀뎬핑은 중국내에서도 음식 배달 업계 시장점유율이 43.5%에 달한다. 최근에는 메이퇀다처(美團打車) 웨이보 공중 계정을 개설해 베이징, 상하이 등에서 차량공유서비스 시장에 진출 하는 등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메이퇀뎬핑 역시 빠르면 올해 안에 홍콩증권거래소에 상장할 것으로 많은 전문가들이 예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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