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란 핵협정 파기 결정 앞두고 국제유가·금값 상승 등 시장 출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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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은주 기자
입력 2018-05-08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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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란 핵협정 파기 가능성 높아지면서 WTI 70달러 넘어서

  • 브렌트유도 배럴당 75달러선 돌파..."원유 공급 위축 우려 탓"

  • 북·미 정상회담에도 이란 핵협정 영향 있을지 관심 쏠려

이란 햅협정 지지자 모임인 코드 핑크(Code Pink)의 회원들이 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 앞에서 이란 햅협정 유지를 지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 핵협정(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의 파기 여부 결정 시한을 돌연 앞당기면서 국제유가가 급등하고 안전자산인 금값이 반등하는 등 글로벌 시장이 출렁이는 모습을 보였다. 

CNN, CNBC 등 외신의 7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6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마지막 거래일 대비 배럴당 1.01달러(1.5%) 오른 70.73달러에 마감했다. WTI가 70달러선에 진입한 것은 2014년 이후 4년여 만에 처음이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도 장중 75달러선을 넘어섰다.

이는 주요 산유국인 베네수엘라의 산유량이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정부가 이란 핵협정을 파기하고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를 다시 단행할 경우 글로벌 원유 공급이 위축될 수 있다는 전망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당초 시한보다 나흘 앞선 8일 오후 2시께 이란 핵협정에 대한 중대 결정을 발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란 핵협정 파기 수순에 사실상 돌입했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면서 시장이 먼저 반응한 셈이다.

이란 핵협정은 2015년 7월 미국과 주요 5개국(영국·프랑스·독일·중국·러시아)이 합의한 것으로, 이란이 핵 개발을 중단할 경우 이란에 대한 서방 국가의 경제 제재를 해제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전임 오바마 행정부의 외교 성과라는 평가를 받아왔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핵협정에는 결함이 있다"며 지속적으로 파기 가능성을 경고해왔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핵협정을 파기하면 이란이 (트럼프 행정부와의) 재협상에 응할 것이라고 믿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란이 재협상에 응하지 않을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어 장기적으로는 이란을 넘어 중동 리스크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對)이란 제재를 원치 않는 유럽과 미국 간 갈등으로 번질 수 있다는 관측에도 무게가 실린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심리적 저항선인 3%대를 돌파한 가운데 이란 리스크가 달러 강세를 더욱 부추길지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인덱스(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는 마지막 거래일보다 약 0.3% 높은 92.876까지 올랐다. 최근 하락세를 보이던 금값은 8일 오전 2시 현재 전날 대비 0.07% 상승한 1,313.16달러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한편 이란 햅협정과 관련한 미국의 입장이 5∼6월로 예정돼 있는 북·미 정상회담에 변수로 작용할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간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이 '이란 모델'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 탓이다. CNN은 "미국 정부의 결정은 북한 등 다른 나라에 협상 파트너로서의 미국에 대한 신뢰감과 관련한 메시지를 남길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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