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의 북·미 정상회담을 개최한다고 공식 발표한 가운데 역사적인 첫 회담이 구체적으로 어떤 장소에서 열릴지에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일단 가장 먼저 많이 거론되고 있는 곳은 샹그릴라 호텔이다. 미국 주간지 더 네이션은 10일(이하 현지시간) 보도를 통해 "샹그릴라는 높은 보안이 요구되는 특급 행사가 자주 열린 최고급 호텔로, 업계 관계자들은 북·미 정상회담을 개최하기에 적절하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실제로 샹그릴라 호텔에서는 지난 2002년부터 아시아 최대 규모의 연례안보회의인 '아시아안보회의(일명 샹그릴라 대화)'가 매년 개최된다. 2015년에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마잉주(馬英九) 당시 대만 총통이 66년 만에 역사적인 첫 정상회담을 마련하기도 했다.
샹그릴라 호텔이 주거와 쇼핑 구역으로 유명한 오차드 로드와 지리적으로 떨어져 있는 점도 '세기의 담판'이 이뤄질 이번 정상회담에 이상적인 장소라고 더네이션은 전문가를 인용, 보도했다. 싱가포르 보안 경비 업체인 아뎀코 시큐리티 그룹의 토비 코 이사는 "이 호텔은 그간 보안과 행사 진행 등에서 다양한 노하우를 쌓아오면서 이상적인 위치에 올라 있다"며 "6월 초까지 북·미 정상회담 개최 준비를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샹그릴라 호텔에는 프로포즈로 유명한 오솔길 형태의 도보 다리가 있는 만큼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 간 극적인 만남이 연출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앞서 지난 4월 27일 판문점에서 개최된 남북 정상회담 당시에도 외신들은 문재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도보 다리 위에서 진행한 비공개 회담을 인상깊다고 평가했었다.
마리나베이샌즈 호텔도 주요 후보 중 한 곳이다. 싱가포르 일간 더 스트레이츠타임스에 따르면 지난 2010년 카지노복합리조트로 문을 연 이 호텔은 객실 수만 2500개가 넘을 정도로 거대한 규모와 세련된 외관으로 유명하다.
트럼프 대통령의 후원자 중 하나인 셸던 애덜슨 라스베이거스샌즈코퍼레이션의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소유한 리조트라는 점도 북·미 정상회담 개최 장소 후보로 거론되는 이유다. 다만 시내와 너무 가깝게 위치해 있어 회의장을 오가야 하는 관료와 회의 참석자들에게 번거로워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시설이 지나치게 넓은 만큼 보안 요원에게도 큰 어려움이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센토사 섬에 있는 센토사 호텔도 북·미 정상회담 개최 장소로 언급되고 있다. 본섬과 연결돼 있어 교통이 편리하고 보안과 경호 등에서 적합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편안한 환경과 워터파크 등 섬 특유의 풍경을 접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다만 대형 행사를 열기에는 호텔 규모가 작은 편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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