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벼랑끝 전술 다시 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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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선 기자
입력 2018-05-16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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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북고위급회담 연기, 비핵화 협상 앞둔 신경전 차원인 듯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연합/AP]

북한이 16일로 예정됐던 남북고위급회담을 한미연합 공군 훈련을 이유로 일방적으로 연기하면서 북미정상회담 취소 가능성까지 언급해 다시 벼랑끝 전술을 쓰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날 새벽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회담 연기를 보도하면서 "미국도 남조선 당국과 함께 벌이고 있는 도발적인 군사적 소동국면을 놓고 일정에 오른 조미수뇌상봉의 운명에 대해 심사숙고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노골적으로 북미정상회담 취소 가능성을 거론했다기보다는 수위조절을 한 표현으로 해석되지만 일단 거론 자체가 미국 정부의 신경을 건드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이 북한의 태도가 급변한 것은 내달 12일 북미정상회담 개최가 확정된 가운데 미국과 협상안을 놓고 기싸움에 나선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올 초 들어 북한은 미국에 대해 저자세로 일관해 오면서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한국의 대북특사단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 정상회담을 제안하는 등 유화적인 태도로 일관해 오면서 지난해까지 핵과 미사일 실험을 강행하며 도발하던 대응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왔었다.

이는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달 27일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공개 석상에 나서며 극에 달했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이달 9일 평양을 두 번째로 방문하면서 억류 한국계 미국인 3명을 데리고 본국으로 돌아간 것도 화해 분위기를 극대화했다.

북미 양측이 서로 덕담을 주고 받는 와중에 북미정상회담이 내달 12일 싱가포르 개최로 확정된 이후 북한이 이번에 남북고위급회담을 무기 연기하고 나선데는 다시 벼랑끝 전술을 쓰면서 협상에서 유리한 국면을 조성하기 위한 대응으로 해석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북미정상회담의 성공 가능성에 기대를 나타내고 있는 가운데 회담 취소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북한이 애태우기에 나섰다는 풀이가 나온다.

북한이 미국을 상대로 한 이전의 유화 자세에서 조금은 벗어나는 듯한 이같은 대응을 하고 있는 것이 트럼프 대통령이 신중하지 못하게 트위터에서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크게 드러낸 탓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북한이 북미정상회담을 제안한 것이 미국 주도의 경제제재와 군사 개입 우려에서 벗어나기 위한 것이고 경제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수십년전부터 미국과의 직접 협상을 추구해왔던 만큼 이번 회담을 쉽게 취소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북한의 이날 남북고위급회담 일방 연기 조치도 미국에 대한 직접적인 압박이라기보다는 형식적으로 한국 정부를 상대로 한 대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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