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매파적(통화긴축선호) 신호로 인해 원·달러 환율이 1080원대로 껑충 뛰었다.
1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6.8원 오른 1084.0원에 개장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정책금리를 기존 연 1.50∼1.75%에서 연 1.75∼2.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한·미 금리 차이는 50bp로 확대됐다.
연준이 점표도를 통해 올해 금리를 2회 추가 인상할 것을 시사하자 시장에서는 이를 매파적으로 해석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경제가 잘 돌아가고 있다"며 "경제 활동 장려 등을 위해 통화정책이 필요치 않은 정상적인 수준에 접근했다"고 말했다. 이 영향으로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080원대를 돌파, 1085.10원에 최종 호가됐다.
회의 직후 달러화가 강세를 보였으나 다음 날 열리는 유럽중앙회의(ECB) 또한 매파적일 것이라는 기대와 미·중 무역마찰 우려로 상승폭을 반납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FOMC는 점진적 인상 속도, 대칭적 물가 목표 강조로 연준의 통화정책 불확실성 해소로 귀결됐다"며 "이는 ECB 통화정책회의 경계로 인한 유로화 강세와 더불어 달러 약세를 조장했다"고 분석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부에서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3월 FOMC가 올해 연간 3회 인상을 예상했는데 이번 점도표를 보면 추가로 2번 인상 가능성이 커졌다"며 "금융시장이 호키시(매파적)하게 받아들이고 있지만 전혀 예상 못한 결과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어 "미국 금융시장은 차분했다"며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일 것이라고 조심스레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ECB 통화정책회의에 대한 경계감과 환율 상승에 따른 수출업체의 네고(매도) 물량 출회로 1080원대 초중반에서 거래될 것으로 전망됐다.
여기에 ECB 회의 전 관망세와 북미 정상회담에서의 평화모드 확인으로 인해 국내증시에서 외국인의 공격적인 원화자산 매수 등으로 환율이 하락 압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금요일 대중국 관세 항목을 발표할 것이란 소식이 보도되면서 뉴욕증시가 반락하는 등 위험선호 심리 회복이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이는 점은 하단을 지지하는 요인이다.
한편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7.97포인트(0.73%) 내린 2450.86에 개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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