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업체인 페이스북과 트위터가 최근 미국 뉴욕증시에서 된서리를 맞았다. 페이스북 주가는 지난 26일 하루 최대 낙폭인 19% 추락했다. 마켓워치는 이때 증발한 시가총액이 1200억 달러(약 134조2000억원)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트위터는 이튿날 21% 가까이 폭락했다. 하루 만에 잃은 시총이 66억 달러나 된다.
페이스북과 트위터가 패닉성 투매의 표적이 된 건 가입자 증가세가 부진해진 탓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페이스북은 최대 수익원인 미국과 캐나다의 가입자 수가 나아지지 않고 있다고 했고, 트위터는 월간 이용자가 전 분기 대비 100만명가량 줄었다고 밝혔다.
페이스북과 트위터의 분기 매출이나 순이익도 썩 좋을 게 없었지만, 시장에서 더 주목한 건 미래 실적의 가늠자인 가입자 증감 추세. 페이스북과 트위터가 그동안 악재들을 극복하고 증시에서 승승장구한 것도 성장 기대감 덕분이었다. 가입자 수가 늘면 매출과 순익도 함께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가입자 증가세가 기대와 달리 부진해지면 투자심리가 냉각될 수밖에 없다.
워싱턴포스트(WP) 칼럼니스트인 메건 매커들은 28일(현지시간) 이 같은 분석이 일부만 맞는 전형적인 설명일 뿐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마이스페이스 유령이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출몰하고 있다"고 썼다.
마이스페이스는 2003년 설립된 SNS의 원조 격이다. 2006년 구글을 제치고 미국에서 가장 많이 찾는 웹사이트로 부상하는 등 2005~2009년 세계 최대 SNS로 군림했었다. 하지만 2008년 페이스북에 밀리면서 몰락의 길을 걸었다. 아마존 알렉사에 따르면 7월 현재 마이스페이스의 웹사이트 순위는 전 세계 4800위, 미국에선 1718위에 불과하다.
매커들은 마이스페이스가 몰락한 것이나, 페이스북과 트위터가 위기를 맞은 건 본질적으로 이들이 그동안 성공을 거둔 사업모델이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가 이들의 사업모델 핵심으로 꼽은 건 이른바 '네트워크 효과(network effect)'다.
네트워크 효과는 특정 상품에 대한 어떤 이의 수요가 다른 이들의 수요에 의해 영향을 받거나, 다른 사람들의 수요에 영향을 주는 걸 말한다. 아이폰 사용자가 늘어나면 아이폰용 앱 개발에 속도가 붙고, 이는 다시 아이폰 수요를 늘리는 식이다. 페이스북, 트위터 같은 소셜미디어도 마찬가지다. 소셜미디어 이용자나 광고주들이 특정 플랫폼을 평가할 때는 얼마나 많은 사람과 접속할 수 있느냐를 가장 중시한다. 매커들은 기술업계에서 네트워크 효과에 가장 많이 의존하고 있는 게 바로 소셜미디어 업체들이라고 설명했다.
네트워크 효과 의존도가 높으면 독점 욕구가 커질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이 그동안 페이스북의 영향력 확대를 경계해온 이유다. 매커들은 그러나 네트워크 효과에 크게 의존하는 기업일수록 파괴적인 혁신에 취약하다는 사실은 그동안 간과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기업의 성장세가 위축되기 시작하면, 시장 지배력을 갖게 해준 똑같은 네트워크 효과가 회사를 멸종의 구렁텅이로 내몰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마이스페이스처럼 말이다.
일각에서는 페이스북과 트위터가 겪고 있는 부침이 단순히 소셜미디어 업계의 성장통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두 회사의 매출·순익 지표가 아직 탄탄한 건 광고주들의 신뢰가 흔들리지 않았음을 방증한다며, 페이스북의 경우 개인정보 유출 파문이 터진 지 4개월 만에 주가가 40% 넘게 반등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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