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5월 중국 랴오닝성 다롄에서 만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 가능성에 전 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교착 상태에 빠진 북·미 비핵화 협상에 새로운 동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전망과 북·중 간 밀착 강화로 미국과의 대립각이 더욱 첨예해질 것이라는 주장이 엇갈리는 모습이다.
지난 18일 싱가포르 스트레이츠타임스가 시 주석의 방북설을 보도한 뒤 하루가 지난 19일까지도 중국 정부와 관영 매체의 침묵이 이어지고 있다.
스트레이츠타임스는 시 주석이 오는 9월 9일 열리는 북한 정권 수립 70주년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시 주석의 방북이 놀랄 일은 아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올해 들어서만 중국을 세 차례 방문했던 만큼 시 주석의 연내 답방은 당연한 수순으로 볼 수 있다.
중국 최고지도자가 북한을 찾는 것은 2005년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 이후 13년 만이다.
방북 시기는 곱씹어 볼 만하다. 북·미 비핵화 협상과 한반도 종전선언, 미·중 무역전쟁 등이 실타래처럼 얽히고 설킨 상황에서 시 주석이 김정은 위원장과 만나는 것 자체가 중요한 분수령이 될 수 있다.
시 주석과 김 위원장이 북핵 문제와 관련된 논의를 진전시킨다면 교착 상태에 빠진 북·미 비핵화 협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이번 주 미·중 무역협상이 재개되고, 문재인 대통령이 '동북아 철도공동체' 구상을 발표하며 평화 무드 유지에 힘을 보태는 등 분위기도 괜찮은 편이다.
미국 국무부는 시 주석의 방북설에 "북한이 신뢰할 만한 협상에 진지하게 임할 수 있도록 중국이 고유한 지렛대를 사용하기를 기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미·중 양국이 무역협상에서 접점을 찾지 못하고, 9월 초가 유력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방북 때 별다른 성과가 나오지 않는다면 시 주석은 최악의 타이밍에 북한을 찾는 셈이 된다.
북·중 밀착만 강화되는 듯한 모양새가 연출된다면 "역시 중국이 문제"라는 도널드 트럼프의 심증이 굳어지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북·미 비핵화 협상과 미·중 무역협상을 더 꼬이게 할 악재다.
한 베이징 소식통은 "미국의 대중 압박이 극에 달한 상황에서 시 주석이 방북하는 것은 상당한 부담일 것"이라며 "비핵화와 관련해 진전된 내용을 이끌어 낸다면 '중국 역할론'이 힘을 받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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