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기술전쟁] 4차 산업혁명은 인력전쟁? 미·중 구인 경쟁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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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은주 기자
입력 2018-08-22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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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I 분야 구인율 3년새 급증...데이터과학·머신러닝 등 주목

  • 수요 높지만 신생 영역 탓에 전문 인재 확보 어려워

  • 급여·복지 경쟁 치열...미·중 기업, 교육 프로그램 개발 박차

[사진=아이클릭아트]


인공지능(AI)과 머신 러닝, 사물인터넷(IoT) 등 첨단 기술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전 세계적으로 인력 확보 각축전이 벌어지고 있다. 업계 수요는 높아지는데 숙련된 인재는 한정돼 있는 탓이다. 차세대 기술 전쟁은 곧 '인력 전쟁'이라는 표현까지 나온다. 제4차 산업혁명을 앞두고 정보기술(IT) 인재를 영입하려는 미국과 중국 간 눈치싸움도 치열해지는 추세다. 높은 급여에 머물렀던 유인책이 장기 교육 투자로 확대되면서 또 다른 경쟁으로 확대되는 모양새다.

◆ 수요 늘어나는데 '사람' 없어...데이터 분야 급여 최고 수준

미국 채용 정보 사이트인 인디드와 IT 전문매체 테크리퍼블릭 등에 따르면 지난 3년 동안 AI 분야 구인율은 2배 이상 증가했다. 인디드에 올라온 채용 정보 건수만 119% 늘었다. AI 분야 중에서도 데이터 과학자,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머신러닝 엔지니어 등 3개 직군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차세대 먹거리로 꼽히는 머신러닝은 AI 개발 영역에서 가장 핵심적인 기술로 꼽힌다. 기계 스스로 학습하도록 유도한 뒤 의사결정을 내리게 하는 기술도 머신러닝에 속한다. 머신러닝과 클라우드는 데이터 전문성과 떼려야 뗄 수 없다. 닛케이아시안리뷰는 최근 보도를 통해 오는 2025년까지 약 163조 기가바이트 규모의 데이터가 생성될 것으로 내다봤다. 2016년의 약 10배 수준이다. 수학, 통계 및 데이터 처리 관련 지식을 보유한 AI 엔지니어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문제는 전문적인 인재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데 있다. 중국 인터넷 업체 텐센트 홀딩스 내 연구기관의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필요한 AI 실무자는 약 100만명에 달하지만 실제 종사자는 30만여명에 불과하다. 신생 영역인 데다 학습 내용이 까다로워 비(非)전문가의 접근성이 제한되는 탓이다. 높아지는 AI 분야 구인율 대비 구직률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것도 이런 문제와 궤를 같이한다. 

실리콘밸리에서는 일찌감치 높은 급여라는 유인책을 사용해왔다. 올 초만 해도 뉴욕타임스(NYT)는 AI 분야에서 책정되는 평균 연봉 수준을 최소 30만 달러(약 3억3582만원) 이상으로 평가했다. 최근에는 더욱 상승하고 있다. AI 서비스 업체인 팔로알토 인사이트의 이시즈미 도모 최고경영자(CEO)는 "페이스북 데이터 과학자의 평균 연봉은 약 40만 달러(약 4억 4776만원)에 달한다"고 전했다. 구글과 아마존도 비슷한 수준의 임금을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최고 급여 수준이라고는 하지만 인재들에 대한 업계 러브콜 수준은 계속 높아질 전망이다. 연봉 상한선의 상향 조정은 물론 재택근무나 원격 근무 등 유연한 근무 환경, 자기계발을 위한 적극적인 투자 등이 대표적인 예다. 최고의 인재를 유치하려는 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지만 IBM과 같은 대기업들조차도 인재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게 현실이라는 지적이다.

◆ "떡잎부터 키운다" 구글·텐센트, 교육 기회 늘려 유인 집중

그에 따라 요즘에는 인재풀이 제한돼 있는 만큼 우수한 인재를 미리 선별, 교육 과정에 투자한 뒤 향후 자사 사업에 배치하려는 혁신적인 인재 개발 이니셔티브가 증가하고 있다.

닛케이아시안리뷰에 따르면 구글은 올봄 베이징에 AI 센터를 설립해 중국 내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열었다. 하반기 들어서는 3개월간의 무료 딥러닝 과정을 신설, AI 분야에 관심이 있는 학생과 구직자들을 모집했다. 중국 텐센트와 경쟁사인 알리바바 그룹 홀딩스는 2월께 미국 뉴올리언즈에서 AI 회의를 열고 학생과 구직자를 만났다.

새로운 직원을 고용하는 대신, 급한 대로 기존의 인력에게 교육과 훈련을 제공하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세일즈포스닷컴, 시스코 등은 지역 사회 또는 이공계 대학원과 연계해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카네기멜론대학교의 머신러닝 전문가인 톰 미첼 교수는 "AI와 머신러닝이 인간의 일자리를 뺏는다는 위협이 있지만 이 분야 전문지식을 가진 사람에 대한 수요는 증가 추세다"라고 말했다. 

시장 조사기관 리서치 앤 마켓에 따르면 머신러닝 시장은 2020년까지 88억 달러(약 9조8507억원) 규모로 증가할 전망이다. 2017년 대비 6배 이상 커지는 셈이다. 다만 인재 양성부터 현장 배치까지 시간이 걸리는 만큼 당분간 AI 업계 인력난이 계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이 주도해온 AI 시장에 중국이 본격적인 출사표를 내면서 G2 간 AI 경쟁 구도에도 관심이 쏠린다. 앞서 중국 정부는 2030년 AI 분야 1위를 목표로 기술적 인프라 개발과 인재 양성 등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을 밝혔다. 현재 양국 간 교역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인재를 선점 확보하기 위한 경쟁도 과열될 수 있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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