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성적이고 사회성이 떨어지는 이들도 행복할 수 있는 사회를 고민해야 한다. 내성적인 이들도 외향적인 이들과 마찬가지로 사람과의 관계에서 행복을 느끼지만 적절한 거리가 유지되어야 행복을 느끼는 체질인 것이다. 미각이 지나치게 예민해 강한 맛의 음식에는 고통을 느끼는 것처럼. <개인주의자 선언, 57쪽> (문유석, 문학동네)
저 자신이 단체 생활에 그리 적합한 성향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국가나 조직의 미래를 걱정하기보다 우선 나부터 잘되고 보자는 주의입니다. 너무 많은 사람과 어울리며 복작복작 지내는 것도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최소한의 사람들과 적당한 관계를 이어가는 것이 편하게 느껴집니다. 누군가 나의 공간으로 넘어오려고 하면 경계심이 먼저 생깁니다. 어느 정도 거리감이 있어야 마음이 안정됩니다.
대한민국은 개인주의자로 살기 어려운 사회입니다. 언론사는 특성상 조직 문화가 비교적 유연하기 때문에 그나마 낫지만, 일반 직장에서 개인을 앞세우기란 쉽지 않은 일입니다. 조직 문화가 수직적이고 경직된 분위기인 데다 잘못 찍히면 영원히 제외될 수 있다는 불안감 탓입니다. 유명한 멘토와 심리학자, 많은 책이 단호하게 '노(No)'라고 말하라고 조언하지만 실제로 그렇게 하기 힘듭니다.
개인주의적 성향에도 별 탈 없이 사회생활을 하는 것을 보면 저는 운이 좋은 것 같습니다. 단, 합리적 개인주의자로 살기 위해 몇 가지 원칙을 정해놓고 있습니다. 최소한의 타협인 셈이죠.
우선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고 합니다. 저의 행동이 다른 이들에게 해가 된다면 그 순간 개인주의는 이기주의가 돼 버립니다. 따라서 주어진 일에 대해서는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또 나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의 가치관도 인정해야 합니다. 타인의 성향을 무시하고 받아들이지 않으면 그것은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내로남불)'입니다. 마지막으로 사회에서 합의한 최소한의 가치를 지키려 노력합니다. 윤리, 도덕 혹은 법 등이 그것입니다.
저만의 원칙을 지켜가면서 감히 합리적 개인주의자들의 사회를 꿈꿔 봅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