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리더 佛 마크롱ㆍ英 메이, 신년사로 "화합ㆍ지지"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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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미 기자
입력 2019-01-01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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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크롱 "분노는 개혁 멈추지 못해"..개혁 강행 의지 강조

  • 메이 "브렉시트 합의안 통과되면 고비 넘겨..새로운 장 열자"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가 엘리제궁에서 국민들에게 신년사를 전하고 있다. [사진=AP/연합]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에게 2018년은 자리가 위태로울 정도로 힘든 한 해였다. 프랑스에서는 유류세 인상에 항의하는 ‘노란조끼’ 시위가 마크롱 퇴진 운동으로 번졌고, 메이 총리는 유럽연합(EU)과 체결한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합의안이 의회의 거센 반발을 사면서 불신임 위기를 겪었다. 두 정상은 2019년 앞두고 국민들에게 전하는 신년 인사를 통해 화합과 희망을 강조하면서 정부의 정책에 힘을 실어줄 것을 호소했다.

◆마크롱, 최악의 지지율 불구 "개혁 계속해야" 

파이낸셜타임스(FT)와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TV로 중계된 신년사에서 국민들에게 다시 하나로 뭉칠 것을 촉구하는 동시에 경제 개혁을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2018년을 "분열과 분노의 해"로 규정한 마크롱 대통령은 분노가 무서워 개혁을 포기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분노는 우리를 물러서게 하지 못한다. 경제 개혁의 결과가 금방 나타나지는 않겠지만 조급한 마음에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적게 일하고 많이 벌 수 없다. 세금을 낮추면 정부 지출을 늘릴 수 없다. 습관을 바꾸지 않으면 맑은 공기를 마실 수 없다”면서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마크롱 대통령은 “진실과 품위와 희망이 가득한 새해”가 되길 바란다면서 “모두의 화합과 노력이 있을 때야 비로소 미래는 보장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마크롱 대통령은 각종 악재에 시달렸다. 내무장관과 환경장관 등 주요 각료가 대통령과의 갈등으로 잇따라 사퇴했고 대통령 수행비서의 시민 폭행 논란이 불거졌다. 11월부터는 유류세 인상과 생활고에 반발해 ‘노란조끼’ 시위가 전국을 휩쓰면서 마크롱 퇴진 운동으로 확산됐다. 정부가 부랴부랴 유류세 인상 계획을 철회하고 저소득층 지원 계획을 밝히면서 시위 열기가 한풀 꺾이긴 했지만 마크롱 대통령은 취임 후 최저인 20%라는 지지율로 임기 2년을 마무리하게 됐다.
 
앞으로 마크롱 대통령의 지지율 회복 여부는 유럽의 정치지형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씨티은행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마크롱 대통령의 지지율이 오르지 않을 경우, 유럽의 다른 지도자들은 마크롱 대통령의 중도·자유주의·친유럽 기조를 추구하는 것에 정치적 이득이 없다고 판단, 그와 같은 노선을 걷지 않으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메이, 브렉시트 합의안 통과 촉구..가결 가능성은 의문

한편 2019년 3월 29일 EU 탈퇴를 앞두고 있는 영국의 메이 총리는 자신이 EU와 체결한 브렉시트 합의안에 지지해줄 것을 호소하면서 2019년 영국은 "새로운 장(new chapter)"을 쓰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1월 중순 영국 의회가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한 비준동의안 표결을 진행할 예정인 가운데 메이 총리는 합의안이 통과되어야 주택, 교육, 헬스케어 등 “다른 중요한 현안에 에너지를 집중할 수 있다”며 통과를 촉구했다. 그는 “의회가 합의안을 지지하면 영국은 어려운 고비를 넘길 수 있을 것”이라면서 “2019년은 모든 국민이 갈등을 뒤로 하고 유럽 이웃국가들과 강력한 새로운 관계를 맺고 세계적인 무역 국가로서 전 세계와 관계를 새롭게 정립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긍정적인 메시지를 강조한 메이 총리의 신년사에도 불구하고 영국 현지 매체들은 EU 탈퇴 후 영국의 미래를 확신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한 의회의 반발이 여전히 거세기 때문이다. BBC는 의회가 1월 표결에서 브렉시트 합의안을 부결할 경우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여당인 보수당 내 강경론자들은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 합의안은 2016년 브렉시트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 당시 EU 탈퇴를 주장하면서 제시했던 조건에 한참 미치지 못한다면서 EU와의 재협상을 요구하고 있다. 

표결까지 남은 기간 동안 메이 총리가 의회를 설득하지 못할 경우 무작정 EU를 떠나는 ‘노딜 브렉시트’의 파국이 현실화될 가능성도 있다. 앞서 영란은행은 무질서한 EU 탈퇴가 진행될 경우 영국의 경제규모가 8% 가까이 쪼그라들고 주택가격이 30% 폭락하는 혼란이 뒤따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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