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택시 기본요금 인상, ‘짧은 거리’ 더 비싸···31초당 100원

서울 택시요금 다음달 7일부터 기본 3800원, 소비자 부담 가중

주간 택시요금 거리별 산출결과 (단위: 원)[표=소비자단체협의회 제공]

서울특별시가 마지막 단계인 ‘서울시 물가대책위원회’에서 결의한 요금안을 확정해 오는 2월 7일부터 택시요금을 기존 3000원에서 3800원으로 올리기로 했다. 소비자단체는 이번 택시요금 인상의 근거가 타당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이하 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는 서울 택시 요금 조정 계획안에 따라 요금인상 적정성을 분석한 결과, “서울시에서 택시기사 처우개선을 위해 무리하게 끼워 맞춘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시에서 ‘원가’는 물가상승 등의 이유로 최근인 2018년 기준을 사용하고, ‘수입’은 2016년 기준을 사용해 낮게 책정해 산출방식이 택시업계에 유리했다는 것이다.

소비자단체협의회에 따르면 서울시는 운송원가를 2018년 기준으로 환산해 1일 1대당 33만1799원으로 책정했다. 운송 수입은 2016년 기준 31만736원으로 산정해 1일 1대당 2만1063원이 적자라고 주장했다.

물가감시센터는 서울시 물가대책위원 심의안건을 토대로 2016년 운송실적원가와 운송수입을 산출한 결과, 오히려 2만724원 ‘흑자’로 분석됐다고 설명했다.

서울특별시 택시 기본요금은 2월7일부터 26.7% 인상될 예정이다. 소비자단체협의회는 이번 인상안은 기본요금 800원이 오른 것뿐만 아니라 거리 요금도 100원당 142m에서 132m로 짧아지고, 시간 요금도 100원당 35초에서 31초로 줄어들어 소비자 부담이 더욱 가중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뀐 요금 인상안을 기준으로 5㎞에서 30㎞까지 비교해봤다. 5㎞일 때에는 요금 인상률이 18.8%, 30㎞일 때에는 요금 인상률이 10.1%로 나타났다. 소비자들이 짧은 거리를 갈수록 오히려 더 큰 인상률을 부담해야 한다. 여기에 시간 요금까지 추가하면 결과적으로 소비자가 체감할 부담은 더욱 커졌다고 소비자단체협의회는 설명했다.

아울러 소비자단체협의회는 택시 실적운송원가를 산출할 때 인건비 다음으로 비중이 높은 것은 연료비인데 과거 원가하락분은 요금에 반영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물가감시센터에서 직전 요금인상 시기인 2013년 10월부터 2018년까지 자동차 부탄 가격을 살펴본 결과, 2013년 10월 1065.4원에서 2018년 12월 863.2원으로 202.2원이 하락해 19.0% 감소했다. 특히 2015년, 2016년에는 최저점을 경신해 낮은 가격대를 유지했다.

소비자단체협의회 관계자는 “요금 인상분을 법인 택시회사들이 실제로 택시 운전직 처우개선에 사용하는지와 사납금 동향 파악 등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라며 “서울특별시가 택시 요금 인상안의 원가 및 수입 산정의 불명확한 부분을 재검토하길 촉구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