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가 2017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인텔을 꺾고 글로벌 반도체 '왕좌'를 지켰다.
작년 하반기부터 이어진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높은 영업이익률을 달성하며 1등 기업의 위상을 공고히했다.
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수요 부진과 가격 하락의 직격탄을 맞은 데 비해 비메모리 위주의 인텔은 직접 영향권에서 벗어났지만, 그럼에도 삼성전자를 꺾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도 메모리 반도체 가격 내림세가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고,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에 따른 파장 등 변수가 많아 두 기업의 1위 다툼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인텔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187억 달러(약 20조9000억원)로, 전분기(192억 달러)보다는 소폭 줄었으나, 전년 동기(171억 달러)보다는 9%나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오는 31일 사업부문별 실적을 내놓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 매출은 약 18조~19조원 안팎일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에는 인텔에 밀렸지만, 연간으로는 인텔을 여유있게 제치고 2년 연속 1위를 지켰을 것으로 보인다. 인텔은 작년 매출이 708억 달러(약 79조4000억원)라고 밝혔는데, 이는 삼성전자의 작년 반도체 매출 최소 예상치(85조9000억원)보다도 낮은 숫자이기 때문이다.
영업이익 역시 삼성전자가 인텔을 앞질렀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해 4분기 인텔의 영업이익은 62억 달러(약 6조9500억원)로,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의 전망치 범위(7조3000억∼8조5000억원)에 못 미쳤다. 영업이익률 역시 삼성전자가 작년 4분기 40% 안팎으로 인텔(33.3%)을 앞질렀을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는 새로운 왕자 삼성전자와 1992년부터 24년간 부동의 1위를 지켰던 전통의 강호 인텔과의 1위 다툼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메모리 반도체 가격하락이 지속돼 올해는 인텔에 유리한 상황이 전개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인텔은 올해 1분기 매출 전망치를 160억 달러(약 17조9000억원), 올해 전체 전망치를 715억 달러(약 80조1000억원)로 각각 제시했다.
그에 비해 국내 9개 증권사의 올 1분기 삼성전자 반도체 매출 전망치는 15조2000억∼17조5000억원, 올해 전체 전망치는 66조3000억∼78조2000억원으로 인텔에 뒤진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최근 들어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조기 회복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는 데다 인텔의 공정전환 지연 사태가 장기화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더해지면서 섣불리 승부를 점치기 어렵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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