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오아이, 9년 만에 다시 열린 '루프'…재결합이 말하는 K팝의 시간

  • 강미나·주결경 제외 9인 체제…카라·2NE1·젝스키스처럼 제2의 흐름 만들까

그룹 아이오아이의 컴백 소식이 전해졌다 사진아이오아이 공식 계정 콘텐츠엑스 YG엔터테인먼트
그룹 아이오아이의 컴백 소식이 전해졌다. [사진=아이오아이 공식 계정, 콘텐츠엑스, YG엔터테인먼트]

그룹 아이오아이(I.O.I)가 다시 움직인다. 2017년 1월 공식 활동을 마무리한 뒤 약 9년 만이다.

스윙엔터테인먼트는 아이오아이가 오는 5월 19일 세 번째 미니앨범 'I.O.I : LOOP'를 발매한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활동에는 임나영, 청하, 김세정, 정채연, 김소혜, 유연정, 최유정, 김도연, 전소미가 참여한다. 강미나와 주결경은 예정된 일정으로 함께하지 못해 아이오아이는 11인 전원이 아닌 9인 체제로 컴백한다. 아이오아이는 5월 4일 선공개 음원과 유튜브 라이브를 통해 팬들과 먼저 만나고, 5월 29일부터 31일까지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2026 I.O.I Concert Tour: LOOP'를 개최한다.

이번 재결합의 의미는 컴백 이상의 무게를 갖는다. 아이오아이는 2016년 Mnet '프로듀스 101'을 통해 국민 투표로 결성된 프로젝트 걸그룹이다. 데뷔곡 'Dream Girls'를 시작으로 'Whatta Man', '너무너무너무', '소나기' 등을 발표했고, 짧은 활동 기간에도 음악방송 1위와 주요 시상식 신인상 수상 등 뚜렷한 성과를 남겼다. 하지만 프로젝트 그룹이라는 태생적 한계로 약 9개월 활동 후 2017년 1월 공식 활동을 종료했다.

일반 아이돌 그룹의 해체와 달리 아이오아이는 시작부터 끝이 예정된 팀이었다. 그래서 아이오아이의 재결합은 '끝난 그룹의 귀환'이 아닌, '정해진 이별을 겪은 팬덤의 회수'다. 활동 기간이 짧았던 만큼 팬덤에는 미완의 감정이 남았고, 멤버들이 각자의 영역에서 솔로 가수, 배우, 예능인으로 성장한 뒤 다시 팀 이름 아래 모인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K팝에서 재결합은 이미 하나의 흥행 공식으로 자리 잡았다. 대표적인 사례는 카라다. 카라는 2022년 데뷔 15주년 스페셜 앨범 'MOVE AGAIN'으로 7년 6개월 만에 돌아왔고, 타이틀곡 'WHEN I MOVE'는 발매 직후 벅스 실시간 차트 1위에 올랐다. 카라는 같은 해 2022 MAMA AWARDS에서 첫 컴백 무대를 선보였고, 니콜과 강지영까지 합류한 5인 체제로 재결합의 의미를 더했다.

 
카라는 2022년 데뷔 15주년 스페셜 앨범 MOVE AGAIN을 선보였다 사진한승연 소셜미디어
카라는 2022년 데뷔 15주년 스페셜 앨범 'MOVE AGAIN'을 선보였다. [사진=한승연 소셜미디어]

2NE1 역시 재결합의 상업성을 입증한 사례다. 2NE1은 데뷔 15주년을 맞아 2024년 'WELCOME BACK' 콘서트로 돌아왔다.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공연은 당초 10월 5~6일 2회 공연이 전석 매진됐고, 40만명 이상이 동시 접속해 티켓 예매를 시도했다. 이후 10월 4일 추가 공연까지 매진되며 3회 공연 모두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1세대 아이돌의 재결합도 '추억'에만 머물지 않았다. 젝스키스는 2016년 MBC '무한도전'을 계기로 재결합한 뒤 YG엔터테인먼트와 손잡고 활동을 재개했다. 2016년 발표한 신곡 '세 단어'는 음원 차트 1위에 올랐고, 2017년에는 데뷔 20주년을 맞아 17년 만의 새 정규앨범을 발매했다. 재결합이 단발성 이벤트를 넘어 실제 활동 재개의 발판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다.

god 역시 비슷하다. god는 2014년 데뷔 15주년을 맞아 다시 뭉쳤고, 컴백 싱글 '미운오리새끼'는 빌보드 K팝 핫100 1위에 올랐다. 오랜 공백에도 기존 팬덤과 대중적 인지도가 결합되면 재결합이 충분히 현재형 흥행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줬다.

 
god는 2014년 데뷔 15주년을 맞아 다시 뭉쳤고 컴백 싱글 미운오리새끼는 빌보드 K팝 핫100 1위에 올랐다 사진싸이더스HQ
god는 2014년 데뷔 15주년을 맞아 다시 뭉쳤고, 컴백 싱글 '미운오리새끼'는 빌보드 K팝 핫100 1위에 올랐다. [사진=싸이더스HQ]

모든 재결합이 제2의 전성기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관건은 단순한 추억 소환을 넘어 현재의 무대와 음악으로 설득할 수 있느냐다. 과거의 히트곡은 관심을 모으는 입구가 될 수 있지만, 활동을 지속시키는 힘은 결국 새 콘텐츠의 완성도와 멤버들의 현재성에서 나온다.

그런 점에서 아이오아이의 컴백은 좋은 조건을 갖고 있다. '프로듀스 101'의 첫 프로젝트 그룹이라는 상징, 활동 종료 후 9년 동안 누적된 팬덤의 기다림, 각자 다른 영역에서 커리어를 쌓은 멤버들의 성장사가 한꺼번에 만난다. 'I.O.I : LOOP'라는 앨범명처럼, 아이오아이의 이번 재결합은 과거로 돌아가는 일이 아니라 한 바퀴를 돌아 다시 현재로 들어오는 모습으로 읽힌다.

아이오아이의 재결합이 단발성 10주년 이벤트로 남을지, 아니면 카라·2NE1·젝스키스·god처럼 또 다른 활동의 문을 여는 계기가 될지 단정할 순 없다. 다만 K팝에서 그룹의 시간은 해체나 활동 종료와 함께 멈추지 않는다. 팬덤이 기억하고, 멤버들이 응답하고, 무대가 다시 열리는 순간 그 시간은 언제든 다시 흐르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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