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트남 하이퐁시에 소재한 동양그룹의 모습. [하노이 특별취재팀]
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둔 지난 26일(현지시각)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베트남 방문을 수행하는 북한 참모들 중 일부가 하이퐁시에 위치한 완성차 업체 ‘빈패스트’ 공장에 경제 시찰을 나선 것이 확인됐습니다.
그동안 북측은 개혁·개방의 기지개를 켜고 있는 북한 체제가 상정하는 미래의 경제상에 가장 가까운 모델이 베트남이라고 누누이 밝혀왔습니다. 그래서 저도 이번 계기에 직접 하이퐁을 취재하고 왔습니다.
저는 28일 새벽 6시께 북미정상회담 개최하는 하노이에서 하이퐁으로 출발했습니다. 운전기사와 약 2시간 동안 130㎞ 거리를 함께 이동하면서 하이퐁을 비롯해 베트남의 발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하노이 출신의 운전기사 찌엔(47세) 씨는 지난 5년간 계속 하노이-하이퐁 구간을 운전해 왔습니다. 그는 “하이퐁은 최근 몇 년간 국내·외 기업들이 투자한 이후부터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특히 대기업인 빈그룹은 하이퐁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찌엔 씨는 “요즘 하이퐁은 하노이로 가는 5B번 국도, 하노이-하이퐁 고속도로, 닌빈, 꽝닌을 연결하는 고속도로가 생겼다”고 말해 하이퐁의 경제 성장 속도를 가늠케 했습니다.
그는 하이퐁에 있는 깟하이(빈페스트 공장)에 대해 “예전에는 교통 시설이 안 좋고 연결 도로가 없어서 거의 고립된 지역이었다"며 "그 전까지 깟하이 사람들은 주로 해산물 채취과 농식물 재배를 통해 생활을 유지해 왔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물론 잘 사는 집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형편이 어려웠다. 그런데 길이 생기고 난 다음부터는 사람들이 자신감 많이 생겼다. 고립되지 않고 통상이 잘 되고, 갔다 왔다 하는 것도 더 편해졌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그 길은 빈파스트가 건설했다"며 "그 길이 생긴 후부터 일자리도 많이 생기고 장사하는 것도 잘 되니까 사람들이 너무 자랑스섭게 여긴다”고 했습니다.
하이퐁에 도착해서 1시간 동안 머무르면서 하이퐁 시민들이 북미정상회담과 베트남이 북한의 경제 모델로 떠오르는 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 지에 대해서도 물어봤습니다.
길에서 만난 득롱(48세) 씨는 “어제 북한 방문단이 딘하이 사업단지를 방문했다는 뉴스를 봤다. 자세하게 보진 못 했지만, 아주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북한이 우리나라의 경제 발전 방식을 배울 수 있다는 것은 매우 자랑스럽다"고 밝혔습니다.
득롱씨는 "그동안 우리나라는 항상 배우러 갔었다. 약점도 있고 강점도 있지만 지금 현재 다른 나라가 우리나라에 와서 배운다는 점을 아주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또 “하이퐁은 최근 몇 년간 많이 발전 된 모습을 볼 수 있었다"며 "가장 먼저 눈의 띈 것은 깟하이에 있는 빈파스트 공장이다”이라고도 말했습니다.
식당주인 티후에(56세) 씨도 “예전에는 홍콩이나 그런 나라에 많이 갔는데 최근 몇 년에는 많은 사람들이 한국에 갔다"며 "한국에 가서 일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전했습니다. 한국을 비롯해 외국에서 근무하면 다 좋다고 생각하는 인식이 있다는 설명입니다.
찌엔 씨는 “적은 비용과 함께 갈수록 개선된 사업 환경으로 봤을 때 베트남은 국제 투자의 합리적 선택지”라면서 “베트남에는 적은 월급 탓에 외국으로 일하러 가고 싶은 사람이 많다. 하이퐁 뿐만 아니라 베트남 사람들은 다 열심히 일할 것"이라고 습니다.
과거 베트남은 북한과 많은 유사점을 가졌으나, 시장경제로 전환해 개혁과정을 거치면서 현재에 이르게 됐습니다. 개혁하기 전 쌀 수입 국가였다가 개혁 후 세계적인 쌀 수출국이 발전한 점이 그 예 중 하나입니다.
베트남은 효과적인 경제 정책을 적용함으로써, 어느 특정 경제권에 부속된 것을 피하고 현재는 현실적인 재정과 은행 시스템을 구축해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북한이 경제 뿐만 아니라 베트남의 외교 경험을 배울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나라와 친교하기'라는 방침을 가진 베트남과 마찬가지로 북한이 세계 강대국들과의 외교 관계를 확대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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