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이 막바지로 접어든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이 이르면 3월 중순에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블룸버그 통신은 사안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관리들이 중국과의 최종 무역합의를 준비하고 있으며 미중 정상이 수 주 안에 서명할 수 있다고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한 소식통은 사실상 미중 무역전쟁의 종전선언 자리가 될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정상회담이 이르면 3월 중순에 잡힐 수도 있다고 귀띔했다.
최종 결정권은 트럼프 대통령이 쥐고 있다.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하루 전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장에서 합의 없이 걸어나왔다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8일 기자회견에서 “나는 협상장에서 나오는 걸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다. 중국과도 잘 풀리지 않는다면 그렇게 할 것이다”라면서 중국을 향한 경고도 잊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하노이 노딜이 미중 무역전쟁에 미칠 파장을 주시하고 있다. 책 ‘중국의 몰락’을 쓴 고든 창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경기 둔화로 인기가 떨어지고 있는 시 주석을 향해 압박의 수위를 높였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시 주석이 미국의 요구를 받아들여 항복하는 모습을 보이건, 미국의 요구를 거부해 경제 둔화를 심화시키건 승리를 선언할 수 있는 상황은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CITIC뱅크의 리아오 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소리(VOA)에 “양국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말했듯이 협상을 타결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미중 합의를 지나치게 낙관하거나 경계를 풀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 측에서 미중 무역협상을 두고 높아진 기대를 한풀 꺾으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백악관 내 대표적인 대중 강경파로서 중국과의 무역협상을 주도해온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27일 하원 청문회에서 중국 경제구조 변화가 포함되지 않는 합의를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협상 결과에 신중한 입장을 드러냈다.
스티븐 므누신 장관은 28일 양국이 150페이지에 달하는 합의문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무척 세부적인 내용을 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여전히 할 일이 많다”면서 지식재산권 도용과 기술이전 강요와 같은 구조적 문제를 막판 난제로 꼽았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보다 낙관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그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협상에서 지식재산권 침해, 강제적 기술이전 요구, 지분 제한 등을 비롯한 모든 구조적 이슈를 다루고 있다”면서 “역사적인 합의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만약 미중 합의가 무산되어 미국의 대중 폭탄 관세가 부과될 경우 양국 모두 경제적 직격탄을 피할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 진전을 근거로 당초 2일로 예고했던 2000억 달러어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인상(10%→25%)을 무기한 연기한 상황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만약 이 같은 관세폭탄이 떨어질 경우 올해 미국 성장률이 0.2%포인트, 중국 성장률이 0.6%포인트 각각 떨어지는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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