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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회담 결렬] '노딜 김정은' 앞에 놓은 두 가지 길…'새로운 길이냐, 3차 핵담판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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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형 기자
입력 2019-03-03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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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美, 하노이 회담 결렬 놓고 '진실 공방'…중·러와 협력 불가피한 北, 6자 회담 변수 떠올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세기의 핵담판에서 '노딜'에 그친 김 위원장이 갈림길에 설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세기의 핵담판에서 '노딜'에 그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갈림길에 섰다.

갈림길의 두 축은 '새로운 길'이냐, '제3차 핵담판'이냐다. 김 위원장이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을 빗대 표현한 '환상영화'는 희극으로 끝나지 않았다. '영변 핵폐기+알파(α)'를 둘러싼 양국의 간극만 재확인했다.

북·미는 노딜 이후 "모든 제재 완화를 요구했다"(미국), "미국의 계산법에 의아함을 느꼈다"(북한)고 각각 주장, 세기의 핵담판이 진실 공방 국면으로 전환했다. 롤러코스터가 불가피한 양국 관계를 예고한 셈이다.

제2차 북·미 정상회담 합의 결렬로 빈손에 그친 김 위원장은 베트남 현지 경제시찰 등을 축소한 채 지난 2일(현지시간) 전용열차를 타고 귀국길에 올랐다. 김 위원장은 광시(廣西)장족자치구 핑샹(憑祥)과 난닝을 거친 뒤 3일 오전 9시께(현지시간) 후난(湖南)성 창사(長沙)를 통과했다.

◆우라늄, 17년 만의 불씨에도 北 '새 길 가능성↓'

김 위원장 앞에 놓인 선택지는 많지 않다. 하노이 회담 결렬 직후인 지난달 29일 새벽 멜리아 호텔에서 리용호 북한 외무상을 앞세워 반격에 나선 북한이 연일 관영통신 등을 통해 '대화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힌 것도 북한의 고민을 드러낸다.

가능성은 작지만 김 위원장이 당분간 '고립된 섬'을 자처할 수도 있다. 이는 김 위원장이 신년사를 통해서도 밝혔다. 김 위원장은 당시 2차 북·미 정상회담 의사를 밝히면서도 "미국이 제재·압박을 유지한다면 '새로운 길'을 모색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예전과 달리 직접적인 대미 비난은 없었지만, 일방적 요구 대신 단계적이고 동시적인 행동을 미국에 촉구한 셈이다.

하노이 회담에서 김 위원장의 구상은 일단 일그러졌다. '영변+α'를 요구하는 미국에 맞서 북한이 전면적 해제를 요구하면서 하노이 회담은 틀어졌다. '당·국가·군대의 최고 영도자'인 김 위원장의 상처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미국이 제기한 것으로 알려진 '영변 이외의 북한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 문제가 이른바 '딜 브레이커(협상 결렬 요인)'로 작용, 당분간 양국의 접점 찾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UEP가 고농축 우라늄(HEU) 제조에 쓰인다는 의혹은 2002년 10월 처음 불거졌다. 17년 만에 UEP 문제가 북·미 양국의 갈등 요인으로 부상한 것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앞에 놓은 갈림길의 두 축은 '새로운 길'이냐, '제3차 핵담판'이냐다. 사진은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룸.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3차 핵담판 장기전 국면··· 北·中 포함 '6자회담 변수'

그러나 북한이 극단적 선택을 할 가능성은 작다. 김 위원장이 비핵화 대신 핵무장을 고집할 경우 '막다른 골목'에 다다른다. 현재 북한 경제는 총체적 난국이다. 김 위원장이 세기의 핵담판에 전면적으로 나온 것도 '유엔안보리 대북결의안'과 '세컨더리 보이콧 제재' 등과 무관치 않다.

2017년 기준 북한의 경상수지 적자는 약 20억 달러(수출 17억7000만 달러, 수입 37억7000만 달러)에 달한다. 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자력갱생'을 강조한 것도, 북한이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경제제재 완화'를 주장한 것도 북한의 경제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얘기다.

채진원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이날 통화에서 "북한도 더는 악화의 길을 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승열 국회 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도 "북한이 올해 경상수지 악화와 외환보유고 감소 등을 극복하지 못하면 심각한 경제 위기에 처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 카드의 최대치는 중·러와의 협력 강화를 '대미 압박의 지렛대'로 쓰는 정도다. 리길성 북한 외무성 부상은 하노이 회담 무산 직후인 지난달 28일 중국 베이징을 전격 방문,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을 만났다.

이는 북·중의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지점이다. 하노이 회담 결렬로 북한 비핵화는 '단계적 로드맵'이 불가피하다. 이는 중국의 '쌍궤병행'(雙軌竝行,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와 북·미 평화협정 협상) 해법과 맞물린다.

미국과 무역전쟁 중인 중국 역시 우군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북·중이 '신(新)밀월'에 군불을 지피면서 협력 공조를 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이 경우 중국 등을 포함한 '6자 회담'이 한반도 비핵화의 중대한 변수로 격상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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