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헤이세이' 30년 저물고 '레이와' 시대 열린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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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회 윤은숙 기자
입력 2019-04-01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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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정부, 5월 1일 즉위 나루히토 새 일왕 연호 공표

  • 日고전서 인용 사실상 첫 사례...질서·평화·조화 의미

  • 'Y2K' 컴퓨터 대란, 금융시장 '플래시크래시' 우려도

일본이 다음달 30년간 이어진 '헤이세이(平成)' 시대를 뒤로 하고 '레이와(令和·REIWA)' 시대를 맞는다.

일본 정부는 1일 레이와를 다음달 1일 즉위하는 나루히토 새 일왕의 연호로 공표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1일 레이와라는 일본의 새로운 연호의 의미를 설명하는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


연호는 왕이 즉위한 해에 붙이는 칭호다. 전 세계에서 연호를 쓰는 나라는 일본이 유일하다.

레이와는 645년부터 20년 가까이 이어진 다이카(大化)를 시초로 1989년 1월 아키히토 일왕 즉위와 함께 공표된 헤이세이를 잇는 일본의 248번째 연호다.

새 연호는 아키히토 일왕이 일본 헌정 사상 처음으로 생전 퇴위(오는 30일)하고 5월 1일 나루히토 왕세자가 즉위하는 데 따라 정해졌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이날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이 새 연호를 발표한 직후 가진 대국민 담화에서 "봄이 오는 것을 알리면서 멋지게 핀 매화처럼 한 사람 한 사람이 내일의 희망과 함께 각각의 꽃을 크게 피울 수 있도록 하는 그런 일본이고 싶다는 소망을 담아 (연호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사람들이 아름답게 마음을 가지는 가운데 문화가 태어나고 자란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며 "새로운 연호가 널리 국민들에게 받아들여지면서 일본인들의 생활 속에 깊이 뿌리내리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새 연호의 출전으로 알려진 일본 최고(最古) 시가집 '만요슈(万葉集)'에 대해서는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시가집인 동시에 일왕과 왕족, 귀족뿐 아니라 농민 등 폭넓은 계층의 사람들이 읊은 노래가 수록돼 있다"며 "일본의 풍부한 국민 문화와 긴 전통을 상징하는 국서"라고 설명했다.

현지 언론들은 중국이 아닌 자국 고전에서 연호를 따온 건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라며, 새 연호는 질서·평화·조화를 뜻한다고 정리했다.

과거 일본에서 연호는 원래 왕이 직접 정했지만, 1979년 연호법이 시행되면서 내각, 사실상 총리가 제정권을 갖게 됐다. 

헤이세이까지 사용된 한자는 모두 72개. 가장 많이 쓴 한자로는 '영(永)'이 29번, 그 다음으로는 '천(天)'과 '원(元)'이 각각 27번씩 쓰였다. 

새 일왕이 즉위하기 전에 새 연호가 공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 정부가 연호를 조기 공표한 건 연호 교체에 따른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다.

그럼에도 연호 교체에 따른 혼란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최근 나루히토 왕세자가 즉위해 연호가 바뀌면, 2000년 세기 전환을 앞두고 전 세계를 강타한 'Y2K'(컴퓨터 2000년 인식오류) 컴퓨터 대란이 일본에서 재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본의 컴퓨터들이 대개 연호 연도를 쓰기 때문이다.

더욱이 일본 정부가 나루히토 왕세자의 즉위일인 오는 5월 1일을 공휴일로 정하면서 일본은 4월 29일(쇼와의 날), 5월 3일(헌법기념일), 4일(숲의 날), 5일(어린이날)에 이르기까지 주말을 포함해 모두 10일의 황금연휴를 갖게 됐다.

일본 증시 등 금융시장이 무려 6거래일 연속 문을 닫게 된 셈이다. 연휴 전후 시장 변동성이 급격히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시장에서는 특히 지난 1월 초 엔화 가치가 순식간에 급등한 '플래시크래시(갑작스러운 급변동)'의 재연 가능성을 걱정한다. 지난 1월 3일 오전 달러 대비 엔화 가치는 불과 몇 분 만에 4% 가까이 폭등했다. 일본의 신년 연휴와 맞물려 외환시장의 유동성이 한창 빠듯해졌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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