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닛케이아시안리뷰(NAR)에 따르면 런던금속거래소(LME)의 구리 가격은 1월 상승세로 돌아선 후 2월말 10% 이상 상승했다. 당시 전 세계 제조업 경기가 신통찮았기 때문에 시장에서는 구리가격 상승세가 의외라는 평가가 나왔다.
구리는 산업 전 분야에서 쓰는 핵심 원자재로 세계 경기의 바로미터다. 구리를 '닥터 코퍼(Dr. Copper·구리박사)라고 하는 이유다. 특히 중국은 전 세계 구리 소비의 40%를 차지하기 때문에 구리 소비의 침체는 곧 중국의 경기 침체로 이어진다.
그러나 제조업 지표의 호전에도 최근 구리 가격은 2월 말의 최고점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이번 제조업 경기 회복세가 중국 최대 정치행사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나온 경기 부양책의 단기 효과일 뿐이며, 부양책 효과가 경기 침체를 ‘억제’하는 정도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중국이 내놓은 2조 위안(약 340조원) 감세 조치는 정부 지출 삭감으로 자금을 조달하기 때문에 실질적인 경제 회복은 어렵다는 것이다.
감세 규모에 대한 중국 정부의 적극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중국은 과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대응 과정에서 4조 위안의 대규모 정책자금을 투입했다. 4조 위안은 당시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13%에 달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번 부양책 규모는 현 중국 GDP의 5% 미만이다.
경기둔화의 심각성에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 지도부가 신중한 자세로 부양책을 펼치는 것은 중국의 전통적인 부채에 기반을 둔 경제성장 모델이 한계에 이르렀기 때문이라고 NAR은 지적했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중국의 GDP 대비 부채비율은 2009년 174%에서 2018년 253%로 급증했다. 전체 부채 중 기업부채가 차지하는 비중은 61%다.
NAR은 “구리박사의 우울한 전망은 중국이 더 이상 과거처럼 글로벌 경제 성장을 이끄는 강력한 촉진제가 될 수 없다는 경고”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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