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속·초고화질을 구현하는 5G(5세대 이동통신)의 등장으로 실감형 미디어를 기반으로 한 'VR(가상현실)·AR(증강현실) 포르노'라는 성인용 콘텐츠 시장이 다시금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과 일본은 풍부한 성인물 수요를 바탕으로 더욱 실감나는 섹스테크(SexTech·성인 기술 산업) 시장을 빠르게 확장시켜 나가고 있다.
9일 미국 벤처캐피털 리서치 회사인 루프벤처스에 따르면 2025년 'VR 포르노' 시장은 14억 달러(약 1조6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루프벤처스가 불과 2년 전인 2017년 예측한 9300만 달러에서 무려 15배나 커진 규모다.
포르노가 합법인 미국과 일본에서는 실감형 미디어 산업인 VR·AR이 주목받던 수년 전부터 VR비디오, VR마사지방 등 다양한 성인용 콘텐츠가 생산되고 있다. 세계 최대 포르노 사이트 포르노허브 보고서를 살펴보면 2017년 기준 미국과 일본은 국가별 포르노 트래픽에서 각각 1, 4위를 기록했다. 미국의 경우 포르노허브에서 제공하는 VR성인물 시청자 수가 하루 평균 50만명에 이른다.
일본의 유료동영상 제작업체 DMM은 VR 성인물 판매를 시작한 지 2년 만인 지난해 매출 40억엔(약 410억원)을 돌파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사진=아이클릭아트]
국내에서는 이동통신사 LG유플러스가 15세 이상 관람이 가능한 VR 영상 서비스를 시도한다. LG유플러스는 지난 1일 강남대로에 VR체험존인 일상로5G길을 오픈하고, VR스타데이트 콘텐츠를 선보였다. 해당 영상에서 여성 BJ가 함께 거품목욕을 유도하는 내용이 담겨 선정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현행 규정상 실감형 콘텐츠는 영상물로 분류해 문체부 내 영상물등급위원회와 게임산업정책과의 심의를 받는다. LG유플러스는 영상물등급위원회로부터 심의를 받겠다고 설명했으나 별도의 인증절차가 마련되지 않아 지적을 받고 있다.
문체부 관계자는 "최근 실감형 콘텐츠 미래전략 수립을 위한 민·관 협력추진위원회가 출범했다. (성인용 콘텐츠)관련 문제가 제기될 것으로 보고 법제도 분과에서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며 "영등위와 게임산업정책과를 통해 개별규제를 받고 있어 아예 제재가 없는 상황은 아니다. 상반기 안으로 실감형 콘텐츠 통합 로드맵이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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