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때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곳은 각 대학의 입학처 홈페이지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 소장은 “논술전형을 실시하는 대학들은 해마다 수험생들을 위해 양질의 논술 관련 자료 및 모의논술 등의 프로그램을 제공한다”며 “이를 통해 수험생들은 손쉽게 대학별 논술 문제 유형과 출제 의도, 채점 방식 등과 같은 유용한 정보를 파악하고 대비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 2020학년도 33개 대학 논술전형…1164명 줄어든 1만2146명 모집
2020학년도 역시 2019학년도와 마찬가지로 전국 33개 대학이 논술 전형을 실시한다. 모집인원은 2019학년도보다 1164명이 줄어든 1만2146명이다. 수도권 주요 대학 중 감소폭이 가장 큰 대학은 성균관대다. 전년도보다 363명 감소한 532명을 선발한다. 서강대는 111명 줄어든 235명, 이화여대는 127명 줄어든 543명을 논술로 선발한다.
하지만 김 소장은 논술전형을 고려하는 수험생이라면 이 같은 전체적인 모집인원 규모나 대학별 모집인원 규모만으로 지원 여부를 결정해선 안 된다고 강조한다. 이보다 중요한 것은 ‘내가 지원하고자 하는 모집단위의 논술전형 선발 인원’이기 때문이다.
연세대는 모집인원을 축소했지만, 모집단위별 모집인원을 살펴보면 오히려 전년 대비 선발인원이 증가한 학과들이 많다. 인문계열의 경우 경제학부(35→41), 경영학과(49→57) 외에도 국어국문학과, 정치외교학과 등 다양한 학과들의 모집인원이 소폭 증가했다.
◆ 세부요강 확인은 필수…논술 60→100% 반영하는 곳도
2020학년도 논술전형의 경우 모집인원 외에도 몇몇 대학에 세부적인 변동이 생겼다. 대표적으로 건국대가 있다. 건국대는 2020학년도 KU논술우수자전형의 전형방법을 기존 ‘논술 60%+학생부교과 40%’에서 ‘논술 100%’로 변경했다. 논술고사만을 100% 반영하는 대학은 연세대에 이어 건국대가 두 번째다. 건국대는 교과 성적을 반영하지 않는 대신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함으로써 이를 보완했다.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폐지하거나 완화한 대학도 있다. 연세대는 논술전형의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폐지했다. 중앙대, 숙명여대, 동국대는 기존보다 기준을 완화했다. 숙명여대의 경우 전형방법 역시 기존 ‘논술 60%+학생부교과 40%’에서 ‘논술 70%+학생부교과 30%’으로 조정해 논술에 좀 더 무게 중심을 뒀다.
한양대 또한 전년도까지 ‘논술 70%+학생부 30%’였던 전형 반영비율을 ‘논술 80%+학생부 20%’로 조정해 논술에 힘을 실었다. 한양대는 2020학년도부터 의예과의 논술 출제 형식을 ‘인문논술+수리논술’로 변경함으로써 인문학적 소양과 사고력·분석력을 모두 갖춘 의예과 학생 선발의 의지를 보였다. 동국대 역시 자연계열 논술에서 과학문제를 폐지하고 수리논술 문제를 늘렸다.
◆ ‘입학처 홈페이지’는 논술전형 대비 시작점
대학입시의 주체는 대학이다. 선발권을 갖고 있는 곳은 대학이고, 대학이 나를 뽑고 싶어지도록 만드는 과정이 곧 대입 준비다. 논술이나 면접 등의 대학별고사 준비 역시 마찬가지다.
특히 논술의 경우 논술전형을 실시하는 대학은 모두 기출문제를 공개하고 있으며, 자체적으로 모의논술이나 논술 특강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한다. 이들 자료들을 얼마나 활용하느냐에 따라 해당 논술전형 대비의 질이 달라지는 셈이다.
논술전형에 대해 가장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입학처 자료 중 하나가 바로 ‘선행학습 영향평가 보고서’다. 논술, 면접, 실기 등 대학별고사를 실시한 대학이라면 반드시 그해 대학별고사의 출제 내용과 평가 기준이 고교 교육과정의 범위 안에 이루어졌는지 분석해 3월 31일까지 공개해야 한다.
이 선행학습 영향평가 보고서는 대학별고사에 대한 평가 보고서임과 동시에 해당 대학 대학별고사를 준비하는 수험생에겐 일종의 ‘종합 기출 자료집’으로 기능한다. 논술전형의 경우 대학이 어떤 목적과 취지로 논술전형을 설계했는지, 어떻게 운영 및 개선하고 있는지 등의 세밀한 부분을 살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보다 직접적으로는 그해 대학별고사의 출제 범위, 기출 문항 및 제시문, 출제 의도와 근거, 채점 포인트 및 해설, 참고 자료 등의 섬세한 정보까지 모두 파악 가능하다. 학생들은 이를 바탕으로 목표하는 대학의 대학별고사 수준을 가늠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그간의 기출 문제의 흐름을 살펴보며 주로 출제되는 개념이나 단원 등을 파악할 수 있다.
김 소장은 “수시 지원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특정 대학을 선택해야만 하는 상황에 처한다면, 이 보고서 속 내용을 통해 자신에게 좀 더 적합한 방식으로 논술전형을 실시하는 대학을 찾는 전략도 효과적일 것”이라고 조언했다.
다음은 대학별 모의논술이다. 논술전형을 실시하는 대학의 대부분은 이르면 4월 말부터 7월까지 수험생을 위한 ‘모의논술’을 실시한다. 모의논술의 경우 크게 오프라인 방식과 온라인 방식으로 구분된다. 오프라인 모의논술은 실전과 유사한 환경에서 몸소 논술시험을 체험해볼 수 있다. 온라인 모의논술은 온라인상으로 바로 답안을 작성해 제출하기도 하고, 답안 양식을 출력해 작성한 뒤 사진으로 촬영하거나 스캔해 업로드하는 등으로 시험을 치르기도 한다. 이 같은 모의논술은 몇몇 대학을 제외하곤 대부분 채점 결과를 공개하고 있으며, 오프라인의 경우 시험 실시 후 논술 특강이나 설명회 등의 프로그램을 제공하기도 하므로 당해 논술전형에 대한 가장 공신력 있는 정보를 습득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닌다. 대학마다 모의논술 접수 기간 및 응시 기간이 상이해 4월부터는 수시로 관심 대학의 입학처 사이트에서 모의논술과 관련된 공지를 체크해야 한다.
대학은 선행학습 영향평가 보고서와 모의논술 외에도 논술전형 준비생을 위한 다양한 자료 및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논술전형 가이드북’이다. 이 논술전형 가이드북은 앞서의 선행학습 영향평가 보고서를 보다 학생친화적으로 풀어 쓴 해설집으로 이해하면 쉽다. 기출문제 및 모의논술 문제에 대한 풀이와 해설뿐 아니라 논술전형 실제 합격자의 합격 노하우, Q&A 등 문제 외적으로 수험생이 궁금해 할 내용 역시 다루는 경우가 많아 반드시 참고할 필요가 있다.
김 소장은 “입학처 홈페이지에는 논술전형 준비생을 위한 가지각색의 자료와 프로그램이 준비돼있다”며 “지금부터 틈틈이 목표 대학의 홈페이지에 방문하는 습관을 들인다면 기출문제를 통한 출제 유형 파악은 물론이고, 모의논술이나 논술 특강 등 그때가 아니면 다시는 지원해볼 수 없는 특별한 프로그램까지도 체험하며 성공적인 논술전형 대비를 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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