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태어나서 지금까지 농사를 짓는 사람들이 많아요. 막막한 게 사실이죠. 땅 주인은 서울 사람이 많아요" (부천시 대장동 주민)
8일 방문한 부천시 대장동은 3기 신도시 선정에 대한 기쁨보다는 우려 섞인 전망이 많았다.
대장동 일대는 논농사가 대부분으로 객토가 한창이었다. 객토란 성질이 다른 흙을 가져다가 논에 섞는 농경지 개량 방식이다.
국토교통부는 전날 부천시 대장지구를 3기 신도시로 선정했다. 이에 따라 부천시 대장동·오정동·원종동 일원 343만㎡에는 2만 가구가 들어선다. 판교제1테크노밸리의 1.4배에 달하는 68만㎡(가용면적 39%)를 자족용지로 조성하고, 지능형로봇, 첨단소재, 항공·드론 등 신산업을 집중 유치하겠다는 밑그림이다.

부천시 대장동 일대 [사진촬영=윤주혜 기자 ]
◆ “슈퍼(S)-BRT, 그게 교통대책인가?”
국토부는 3기 신도시가 베드타운(bed town)이 되지 않도록 교통대책도 함께 발표했다. 부천 대장지구의 교통대책은 슈퍼(S, SUPER)-BRT가 핵심이다. 김포공항역(공항철도·5·9호선·대곡소사선)과 부천종합운동장역(7호선·대곡소사선·GTX-B 예정)을 잇는 S-BRT를 설치한다. 이렇게 하면 서울역까지 30분, 여의도까지 25분 내 도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의구심이 컸다. 현지 중개업소 대표는 “BRT를 놓으면 서울 인구를 분산할 수 있다고 국토부가 정말로 믿고 있는 것인지 의심스럽다”며 “마곡지구가 성공한 것은 9호선과 5호선 뿐만 아니라 공항철도까지 들어서기 때문이다”며 “부천 대장지구는 마곡지구보다 위치도 안 좋은데 BRT만 넣겠다고 하니 걱정스럽다”고 우려했다.
다른 인근 중개업소 대표는 “지하철 9호선 개화역을 계양테크노밸리를 경유해서 대장동까지 연결하는 식의 대책이 필요하다”며 “100만평에 2만 가구가 들어서면 교통 문제가 상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홍대입구~부천 원종까지 연결하는 원종선이 구축되면 대장동 역세권 아파트들은 날개 달겠지만 그 외는 인기몰이를 하긴 힘들 것 같다”고 예상했다.
◆계양과 시너지? 치열한 경쟁할 것
부천시 대장지구가 3기 신도시로 선정되면서 인근의 인천 계양신도시와 검단신도시에 불똥이 튈 것이란 시각도 상당하다. 입지적으로 서울과 가까운 부천 대장지구로 수요가 몰릴 것이라는 시각이다.
현장에서도 3기 신도시로 선정된 계양신도시와 대장지구가 치열한 경쟁을 할 것이란 반응이 상당수였다.
현지 중개업소 대표는 “서울 강서구에서 내 집 마련이 힘든 사람들이 계양과 대장을 두고 저울질을 할 것으로 본다”면서도 “강서구 인구를 감안할 때 부천과 인천으로 수요가 대거 이동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또 “국토부가 똑같은 신도시를 인근에 두 개나 선정해서 경쟁 구도 관계를 만들었다”며 “부천시가 인천시보다는 인지도가 훨씬 좋으니 대장지구에서 분양하는 아파트가 더 잘 팔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3기 신도시들이 모두 판교 테크노밸리급의 자족도시로 부상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운 데 대한 의구심도 상당했다. 자족도시를 내세우지만 청사진으로만 끝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반응이다.

부천시 대장동 일대 [사진촬영=윤주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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