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은 WSJ과 가진 인터뷰에서 “미국 당국이 최근 5G 통신장비 제조업체들과 접촉해 미국에 판매하는 장비들을 중국 이외 지역에서 생산·개발 할 수 있는지 여부를 묻고 다닌다”며 “이 같은 접촉은 아직 초기단계라 진척은 없는 상태로, 비공식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소식통은 “150일 기한이 끝나는 오는 10월 안에 당국의 검토가 끝나면, 관련 규정이 수립되고 이 규정이 실제로 시행되기 까지는 최소 몇 달에서 최대 몇 년까지 소요될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 규정이 실제로 시행된다면 가장 큰 타격을 입는 것은 핀란드 통신기업 노키아와, 스웨덴의 에릭슨이다. 두 기업은 현재 미국에서 가장 많은 5G 장비를 공급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HS마켓이 분석한 지난해 전체 글로벌 통신장비 시장은 화웨이(31%), 에릭슨(27%), 노키아(22%)의 3강 체제로 이뤄져 있다. 최근 미국의 화웨이 제재 반사작용으로 에릭슨과 노키아의 점유율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두 업체 장비 일부가 중국에서 생산되고 있는만큼 직격탄을 입을 수 밖에 없는 것. 로버트 램 시티뱅크 애널리스트는 두 기업의 연간보고서를 인용해 “에릭슨의 중국 제조설비는 전체의 45%에 달하고, 노키아는 10%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그러나 미국은 한해 2500억 달러 규모인 전 세계 통신장비와 관련 서비스·인프라 부문 최대 시장인 만큼 이들이 5G 장비 제조 장소를 다른 지역으로 옮길 가능성은 높다고 점쳤다.
이날 블룸버그통신은 이 소식이 사실이라면, 중국에 도발적인 조치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블룸버그는 “오는 28~29일 일본 오사카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기간 열리는 미·중 정상회담이 불과 며칠 밖에 남지 않은 가운데 이 같은 소식이 알려졌다”며 “중국의 심기를 건드릴 수도 있다”고 했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달 15일 화웨이와의 거래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미국의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이후 미국 상무부는 화웨이와 68개 계열사를 거래 제한 기업 명단에 올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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