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 리베이트 쌍벌제 시행이 결국 미뤄졌다. 국세청이 현장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듣겠다고 밝힌 만큼, 주류업계 관련 단체들은 요구사항을 최대한 관철한다는 입장이다.
30일 주류 유관 단체들은 주류 리베이트 쌍벌제 등의 내용을 포함하는 국세청 고시 개정안 시행이 미뤄지면서, 이해관계 조정에 들어갔다.
가장 첨예하게 대립각을 세웠던 한국주류산업협회 등 주류제조사 측과 한국유흥음식업중앙회 등 주류 소매점 단체가 개정 고시에 찬성하는 방향으로 합의했다. 업계에 따르면 이들 단체는 최근 모처에서 회동하고, 제조사와 도·소매 간 주류가격도 조정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베이트를 없애면, 제조사는 지원금을 쓰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환영하는 태도였지만, 도매업자와 소매점 등은 기존보다 비싸게 술을 납품받아야 한다며 반대해왔다. 소매점 단체와 제조사의 합의로 인해 국세청도 고시안 시행으로 인한 소상공인 피해 우려를 한시름 덜었다. 고시안 시행이 미뤄지더라도 기존에 발표한 내용에서 크게 바뀌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실제 고시안 시행은 상당 기간 순연될 것으로 보인다. 김현준 신임 국세청장의 임기가 다음 달 28일부터 시작하기 때문이다,
국세청은 지난 28일 “행정예고 기간 중 제출된 다양한 의견뿐만 아니라 추후 관련 부처 및 단체와의 소통을 통해 수집된 의견 등을 충분한 시간을 두고 검토하겠다”며 “제도의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한 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수정 내용이나 시행일은 추후 공지하겠다며 특정하지 않았다.
일단 주류업계는 원하던 대로 유예기간은 벌었다는데 만족하는 분위기다. 고시안 내용을 대폭 수정하기보다는 보완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지만, 프랜차이즈 업계는 아직 희망을 놓지 않고 있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주류 도매상이나 제조사 등이 1·2금융권 대출을 받기 어려운 자영업자·창업자 등을 대상으로 무이자로 돈을 빌려주는 ‘주류대출’을 금지한 조항을 수정하거나, 도매상에만 국한된 주류면허를 프랜차이즈 가맹본부에도 개방해달라는 입장이다.
프랜차이즈 협회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반영이 어렵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유예기간이 주어진다면 최대한 주장해 볼 계획”이라며 “이전에도 국세청은 업계 의견을 수렴한다면서 정작 술을 파는 음식점들이 회원사로 있는 프랜차이즈는 빼놓고 진행했다. 업계 의견은 고루 수용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