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4일 이 사례를 언급하면서 최근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호주와 같은 상황에 놓였다고 보도했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관세 피해로 글로벌 기업들의 ‘탈중국’에 속도가 붙고 있는 상황에서, 이미 중국에서 발을 뺀 삼성·롯데 등 우리 기업들이 선례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SCMP는 “많은 전문가들은 무역전쟁으로 인한 관세를 피하려는 서구 기업들은 한국 기업의 탈중국 사례를 면밀이 분석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한다”고 전했다.
최근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기업들은 미·중 무역전쟁 여파로 중국의 있는 생산기지를 이전하거나, 중국 사업을 축소하는 곳이 많다.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델, HP 등 미국 IT 공룡들을 비롯해 소니, 닌텐도 등 일본 전자기업들 모두가 최근 중국을 벗어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SCMP는 이 같은 기업들의 탈중국 행렬을 한국 기업들이 과거 사드 배치로 인해 중국을 빠져나간 사례와 연결 지었다. 대표적으로 삼성전자를 비롯해 현대 기아차, 롯데그룹 등이 거론됐다.
지난 2016년 주한미군이 사드를 경북 성주 롯데 소유 골프장 부지에 배치하자 중국에서는 롯데 불매운동이 벌어졌다. 중국 정부도 규정 위반 등의 이유를 들며 ‘롯데 죽이기’에 나섰다. 롯데는 결국 중국에서 거의 모든 사업을 접은 상태다.
삼성전자와 현대 기아차도 중국내 사업을 줄이고 동남아로 공장 이전을 서두르고 있는 상황이다.
쥘리앵 셰스 홍콩시립대 무역법 교수는 SCMP와 가진 인터뷰에서 "한국 기업들의 사례는 중국에서 사업을 하는 다른 외국 기업들에게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보여준다"면서 "유럽기업들도 중국 사업을 곧 재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위기 자문업체 컨트롤리스크스의 한·중 문제 담당자 앤드루 길홈은 "2017년 이후 일부 한국 기업들이 겪었던 문제들은 어떻게 보면 한국 기업들의 전화위복이 될 수 있다"며 "이들이 다른 기업들보다 2년 먼저 공급망 전환을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현재 무역전쟁을 겪고 있는 기업들은 삼성과 롯데처럼 장기적인 탈중국 계획을 가질 수 없을 것"이라며 "이들은 이제 막 중국을 벗어나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한 기업들처럼 압박이 크고 애매한 상황에서 탈중국을 강행할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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