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년째 이어지는 0%대 저물가…커지는 '디플레이션'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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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곤 기자
입력 2019-07-08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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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물가 외환위기·유가폭락 수준…6월까지 0.6% 오르는데 그쳐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0.7% 오르는 데 그쳤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반년째 0%에 머물러 있다. 물가가 제자리걸음을 하는데다 경기 침체도 장기화되면서 '디플레이션' 우려가 높아지는 상황이다.

8일 통계청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6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4.88(2015년=100)로 1년 전보다 0.7% 상승했다. 전월과 비교한 소비자물가도 0.2% 하락했다.

올해 들어 소비자물가는 0%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1월 전년 동월 대비 0.8%였던 물가상승률은 2월 0.5%, 3월 0.4%, 4월 0.6%에 이어 5월 0.7%를 나타냈다.

6월까지 누계 상승률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0.6% 오르는 데 그쳤고, 2015년 1월에서 6월까지 기록했던 0.6%와 같다. 물가상승률이 0%대를 이어가는 것은 지난 2015년 2월부터 11월까지 10개월간 이후 가장 길다.
 

[사진=연합뉴스]

물가상승률은 하반기에도 크게 변동이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최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 4월 전망치인 1.1%를 하회할 것"이라며 "수요 측면에서 물가 상승 압력이 약하고, 공급, 정부 정책 등을 고려해볼 때 하방 압력이 이어질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당초 한은은 올해 물가안정목표를 2.0%로 설정했었다.

통계청도 하반기에 택시요금 인상 등이 있지만 고교 등록금 무상화와 전기료 인하 등으로 물가상승률이 높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 같은 전망을 종합해보면 올해 연간 물가상승률 역시 0%대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연간 물가상승률이 0%대를 기록한다면 통계 작성을 시작한 1966년 이후 외환위기가 한창이던 1999년(0.8%)과 유가 폭락을 겪은 2015년(0.7%)에 이어 세 번째가 된다.

이 같은 저물가 상황은 결국 지갑을 닫아버렸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소비 심리가 위축되고 이는 기업 생산 감소, 투자에 부정적인 영향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경기침체와 물가하락이 겹치는 디플레이션 우려가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 5월 보고서를 통해 "물가상승률이 마이너스는 아니지만 경기 부진에 0%대의 저물가가 계속되는 준디플레이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다만 정부와 한은은 아직 디플레이션 상황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현재 소비가 부진한 영향이 있지만 저유가와 복지확대의 영향이 저물가의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김윤성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서비스물가가 낮은 상승률을 보였고, 지난해보다 낮은 국제유가에 따른 석유류 가격 하락, 여기에 유류세 인하 요인도 있어 소비자물가상승률이 높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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