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박영선 대한상의 제주포럼서 ‘소재 국산화’ 두고 이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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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정 기자
입력 2019-07-19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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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뒤처진 소재·부품 국산화의 책임을 대기업으로 돌린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그룹의 중점 경영 사항인 사회적 가치를 안착시키는 과정에서의 어려움도 고백했다.

◆중소기업 소재·부품 경쟁력 원인 두고 이견

18일 제주신라호텔에서 열린 '제44회 대한상의 제주포럼' 강연을 마친 최 회장은 기자들과 만나 "불화수소(에칭 가스)는 공정별로 필요한 제품이 다르고 세밀한 분자구조를 필요로 하는데 (국내산은) 아직 그렇게까지 '디테일'하지 못하다"고 말했다.

앞서 박영선 장관이 "'불화수소를 만들 수 있느냐'고 중소기업에 물었더니, '가능하지만 대기업이 안 사준다'고 하는 게 문제"라고 한 발언에 대한 반박이었다. 

최 회장은 "국내 중소기업도 불화수소를 만들지만 반도체 생산 공정마다 필요한 불화수소 크기나 분자구조 등 제품이 모두 다르다"고 설명했다. 

박 장관은 최 회장의 이 같은 반응을 듣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첫술에 배부를 수 있을까요"라며 품질 문제에 대해 지적했다.

이어 "20년 전부터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함께 연구개발(R&D)을 하면서 밀어주고 끌어줬다면 지금의 상황은 어땠을까"라며 "모든 것에는 축적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SK그룹 '사회적 가치' 주입 문턱은 냉소주의

한편, 최 회장은 이날 대기업 총수 최초로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사회적 가치'를 주제로 강연을 했다. 그는 그룹에서 사회적 가치 경영방식을 주입하는 데 가장 어려웠던 건 임직원들 사이의 '냉소주의'였다고 고백했다.

최 회장은 "서든 데스(sudden death)라는 표현을 써가며 3년간 왜 변화해야 하는지 협박 비슷하게 강조했다"며 "경영 KPI(핵심평가지표)에도 사회적 가치 50% 반영을 선언했더니 도망갈 데가 없다고 생각한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는 사회적 가치가 기업들의 새로운 돌파구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고객과의 관계를 통해 고객이 신뢰를 하고 내 물건을 사주는 것"이라며 "독일 화학기업인 바스프 등 15개 기업이 모여 사회적 가치를 측정 방식을 합치는 작업도 시작했다"고 말했다.

최태원 회장이 18일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CEO강연을 하고 있다.[사진=대한상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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