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20일 최근 비판에 직면한 정부의 평화경제 구상과 관련해 "현재의 한반도 정세는 오히려 평화경제의 필요성을 더욱 부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이날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한반도평화경제포럼' 창립기념 세미나에 참석, 축사를 통해 "평화경제가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의견이 있다"고 언급하면서 이같이 지적했다.
김 장관은 "유럽연합(EU)의 모체가 된 유럽석탄철강공동체가 1951년 출범했음을 기억해야 한다"면서 "유럽의 평화경제는 바로 전쟁의 폐허 속에서 출발했다"고 말했다.
이어 "국제 분업체계의 혼돈 속에서 평화경제는 우리의 핵심적인 생존 전략"이라면서 "아직도 평화를 부정하면서 경제를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허공에 꽃을 피울 수는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남북관계가 잠시 주춤하고 동북아 정세 역시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그럼에도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은 분명하다"고도 힘줘 말했다.
그는 평화경제의 미래가 지난한 과정을 거쳐 남북간 신뢰가 회복돼야 가능한 일이라고 역설한 후, "인내심을 가지고 남북공동선언에서 합의한 사업부터 차근차근 이행하면서, 향후 분야를 넓히고 속도를 낼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해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평화경제' 구축 필요성을 밝혔다. 이에 북한은 다음 날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대변인 담화를 통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바 있다.
아울러 남북관계가 경색되고 북한의 대남비판이 갈수록 거세지면서 평화경제 구상의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보수층 여론도 커지고 있다.
이에 김 장관이 이날 축사에서 평화경제가 중장기적으로 추진해야 할 전략이라는 입장을 재차 천명한 것으로 보인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