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경기북부보훈지청 보훈과 남효실]
그럴 때면 어떤 분들은 너그럽게 이해해 주시기도 했지만 많은 분들이 ‘책상에서 볼펜이나 굴리지 말고 직접 나가서 일하라’는 질책을 하셨다.
한편으로 생각하면 서운하기도 하지만 업무담당자인 나도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많은데 하물며 민원인 분들 입장에선 얼마나 억울하고 짜증스러울까라는 생각이 들 때도 많았다.
얼마 전 미성년 자녀에 대한 검사결과지를 받으려고 대학병원에 방문한 적이 있었다. 간단한 서류임에도 병원측에서는 각종 증빙서류를 요구했다
지난해 국민신문고를 통해 접수된 민원내용 분석을 보면 공공기관에 만족도는 여전히 상상되지 못하고 있음을 확인 할 수 있다.
민원 신청 및 서류발급 등을 하기 위해서는 상황에 따라 요구되는 증빙서류가 다를 수 있으며 번거로운 절차를 거쳐야 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민원입장에서는 이로 인해 불편하다고 느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불편은 어쩔 수 없이 감수해야 하는 것일까? 이러한 불필요한 규제와 제도를 적극 발굴․부처간 협업을 통해 행정서비스 만족도를 높인 예로 행안부에서 7월부터 시행한 ‘지방세 모바일 고지․납부’ 서비스 지원제도가 있다.
이 제도는 한 공무원의 제안으로 시작되어 정보통신법 등 관련법령을 개정하고 중앙정부․지방정부․금융기관 등이 업무협업을 통해 스마트폰앱으로 고지서 확인부터 납부까지 가능하도록 했다.
공공기관에서는 우편 제작발송 비용을 아껴 주민의 삶의 질에 투자할 수 있게 되며, 주민 입장에서는 고지서 확인을 못해 체납이 되는 경우를 방지할 수 있으므로 만족도가 높아지게 된다.
국가보훈처에서도 만80세 이상의 국가유공자는 생전에 ‘국립묘지 안장 생전심의제’를 통해 안장 가능 여부를 사전에 확인할 수 있게 되어 사후에 유가족들이 장례 진행 과정에서 별도의 심의 절차를 거쳐야 하는 불편함이 해소하고 국가유공자에 대한 사회적 예우분위기를 확대하는데 기여했다.
공무원들이 책상이 아닌 현장에서 발로 뛰며 불편한 사항을 개선하기를 바라는 국민들의 바람에 부응하는 것은 그렇게 힘들거나 어려운 일이 아니다.
맡은 분야에 대해 조금 더 관심을 가진다면 얼마든지 불합리하고 불편한 제도를 개선하고 혁신할 수 있는 시스템적 기반이 확보되어 있다.
공무원이 각자 맡은 분야에서 창의성을 발휘하여 활발한 정책제안을 통해 실현화 하도록 노력을 하게 되면 국민이 주인이 되는 정부를 구현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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