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고위당국자는 18일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과 관련해 "북미 가 입장차이를 좁히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상호간 신뢰구축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 고위당국자는 9·19 평양 공동선언 1주년을 하루 앞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북미 간 실무협상이 임박했는데, 쟁점은 비핵화의 '범위'가 될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당국자는 "북한은 하노이에서 이야기한 대로 영변 핵시설부터 시작해 보자는 입장이지만, 미국은 핵 활동을 중단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되지 않느냐는 입장"이라며 "북미간 입장차이를 좁히려면 상응조치 수준에 달려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주장하는 '제도안전'과 '제재완화' 어떻게 조합할 지가 관건인데 실무회담이 수차례는 열려야 (입장이)정리될 수 있을 것"며 "미국도 최근에 대화가 이뤄지면 여러 가지를 검토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발산하는 걸 보면 비건 대표 쪽에서도 다양한 쟁점에 대해 충분히 검토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 당국자는 북·미 실무협상 국면에서 한국의 역할과 관련해 "한국이 할 수 있는 상응조치라면 안전보장 조치가 있을텐데, 이 개념은 외교·경제·군사보장 등을 포함한 굉장히 포괄적 개념"이라며 "특히 군사 분야의 안전보장과 관련해서는 북미가 해야 할 일이 있고 남북이 해야 할 일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종전선언이나 평화협정 등의 제도적 부분은 북미 사이에서든 또는 3·4자 형태로든 논의될 수 있지만 실질적 긴장완화, 군사적 신뢰 구축은 남북이 해야 할 일이 훨씬 크다"며 "하노이 회담 이후 남북관계가 지지부진한 측면이 있지만 공중·육상·해상에서의 적대행위를 금지한 9.19 공동선언의 의미는 크다"고 설명했다.
또 지난 6월 30일 북·미 정상의 판문점 회담을 언급하며 "9.19 공동선언 이후 지난 1년간 완충공간에서는 적대행위가 일어나지 않았고, 구체적으로 판문점의 비무장화도 결코 과소평가하기는 어렵다"며 "북미 정상이 의전과 경호 등 실무적인 문제에도 불구하고 판문점에서 급작스럽게 만날 수 있었던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1년을 맞은 9.19 평양 공동선언의 의미에 대해 "소강에서 협상국면으로 전환을 모색하는 상황인 만큼 통일부가 굉장히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여러 다양한 상황변화에 대비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최근 북한의 '남한 배제' 움직임에 대한 질문에는 "전체적으로 상황을 관리하며 해법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며 "북한의 그런 입장에 대해 감정적으로 대응하면 상황관리가 되지 않는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금강산 관광 및 개성공단 재개 등 대북제재 조치 완화 움직임과 관련해서는 "미국은 공식적으로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가 있어야만 검토할 사안이라는 입장을 반복하고 있다"면서 "대북제재 틀 안에서 통일부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조금씩 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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