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tbs의뢰·16~18일 조사·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는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긍정평가는 지난주 대비 3.4%P 하락한 43.8%로 나타났고, 부정평가는 3%P 상승한 53%로 집계됐다. 더불어민주당의 지지도는 1.3%P 하락한 38.2%, 한국당의 지지도는 2%P 상승한 32.1%로 조사됐다. 조국 장관 임명에 대한 반대 여론이 추석 연휴를 지나며 더 커진 셈이다.
정권의 위기는 통상 세 차례의 티핑포인트(어떠한 현상이 서서히 진행되다가 한순간 폭발하는 것)를 거친다. 역대 정권의 경우 대통령 취임 직후 높은 지지율을 등에 업고 출범해 △대통령 국정수행 긍정·부정평가가 교차하는 시기를 거치다가 △어느 순간 야당의 지지율이 여당을 앞서며 국정수행 동력을 상실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가 여당의 지지도 아래로 떨어지며 레임덕이 시작되는 흐름을 보였다.
이후 2015년 4월 성완종 리스트, 6월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7월 유승민 당시 새누리당 원내대표 사퇴, 10월 역사교과서 국정화 파동 등을 거치며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를 웃도는 상황을 맞았다.
2016년 초 공천파동으로 20대 총선에서 패배한 박근혜 정부는 줄곧 야당에 끌려다녔다. 7월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비리 의혹 등으로 새누리당의 지지율이 민주당과 역전됐다. 이때부터 여당 내 ‘반발’이 공공연히 표출됐고, 10월엔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으로 대통령 지지도가 여당 지지도 아래로 곤두박질쳤다. 레임덕이 본격화됐고 비박계가 박 전 대통령 탄핵에 동참하며 정권은 끝을 고했다.
80%대의 높은 지지도로 출범한 문재인 정부는 남북 정상회담 등 한반도 평화무드에 힘입어 비교적 순항해왔다. 당 관계자들은 조 장관을 둘러싼 논란을 정권이 맞은 최대 위기라고 언급한다. 정국을 주도할 동력도 검찰 혹은 야당에 넘어간 상황이다.
당청이 정국을 반전시킬 만한 카드를 꺼내들어야 하는데 상황은 녹록지 않다. 한국당은 연일 릴레이 삭발을 이어가며 ‘조국 이슈’를 끌고 가고 있다. 바른미래당과 연대해 조 장관 논란에 대한 국정조사 요구서도 제출했다. 9월 개막한 정기국회가 ‘조국 청문회 시즌2’로 전개되는 양상이다.
조 장관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국회를 찾았다. 조 장관은 조배숙 민주평화당 원내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사퇴를 권유하는 말에 “이런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는 저도 상상하지 못했다.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 자체가 이유를 떠나 제 불찰”이라며 “말씀하신 따끔한 질책 말씀은 제가 새기면서 앞으로 어떻게 움직일 건지 깊이 고민하겠다”고 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조 장관을 계속해서 가져가면 지지율 이탈이 가속화될 것”이라며 “검찰 수사가 이어지고 재판을 시작하게 되면 점점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백약이 무효한 상태다. 참 힘들어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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