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하다 시든 경제, 민·관·정 총력 '빅 푸시'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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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태 기자
입력 2019-09-23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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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靑 주도 정책ㆍ민생 외면 정치ㆍ경직된 공직사회' 위기 초래

  • "연관산업에 화력 집중한 역대 정부식 '빅 푸시' 밖에 없다"

예고된 우리나라 경제 위기가 현실로 다가왔다. 경기는 2년간 줄곧 내리막길을 걸었고 수출은 9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이며 반도체 산업의 불황이 끝나기만 마냥 기다릴 뿐이다. 올해 경제성장률은 2%를 지켜내기에도 버겁다.

경제 위기를 탈출할 방법을 찾기도 여의치 않다. 재정 틀어막기도 한계를 드러냈다. 이에 민간이 시장 흐름을 주도할 동력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선진국 반열로 국가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연관산업의 동시 발전에 대대적인 지원을 한 역대 정부의 '빅 푸시(big push)' 전략을 이제는 기업이 맡아줘야 할 때라는 조언이 이어진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과 동시에 일자리 창출과 3% 경제성장률, 1인당 국민총소득(GNI) 3만 달러 달성 등을 목표로 뒀다.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필두로 정부 주도의 경제 살리기 정책이 연이어 마련했다. 적폐 청산을 외치며 호기롭게 출발한 문 정부는 경제 목표 이외에도 사회적 개혁 목표도 뚜렷했다. 부동산 개혁부터 시작해 대기업·재벌 개혁, 교육 개혁, 사법 개혁 등 지난 정부의 문제를 바로잡기 위한 개혁에 전력을 쏟았다. 여전히 개혁과제는 진행 중이다.

그러나 그 사이 경제 상황은 눈에 띌 정도로 위태롭게 변했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이 20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에서 제10차 경기종합지수 개편결과와 '제11순환기 경기정점을 2017년 9월로 잠정 설정'한 것 등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0일 정부가 국가통계위원회를 열어 경기 기준순환일(정점)을 2017년 9월로 공식 판단한 것은 충격적이다. 경기 정점을 24개월이나 지난 시점까지 정부는 경기 축소에 대한 위기의식을 갖지 못했기 때문이다. 정부가 제시한 2.4~2.5% 성장률과 달리, 국내외 경제 전망기관들이 내다본 2% 안팎의 성장률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경기 판단과 정책 제시 과정에서 공직사회의 경직된 분위기를 질책한다. 소득주도성장으로 프레임이 결정된 이후, 청와대 주도의 경제정책 추진이 현 상황을 낳았다는 얘기다. 소신 있는 정책을 내놓지 못한 공직사회가 청와대 '거수기'로 전락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더욱더 안타까운 것은 정책 실기(失機)를 인정하지 않는 데 있다. 개혁에 전념하면서 경기 판단은 상대적으로 미흡했다. 그런데도 정책을 바로잡기는커녕, 복지부동 자세로 일관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정치권도 책임을 피할 수 없다. 비판에 귀를 열지 않은 여권과 무조건 정권 때리기에 나선 야권 모두 우리나라 경제를 위태롭게 만든 장본인으로 지목된다.

이렇다 보니 정부 주도로 추진한 경제 정책에서 접근법을 달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한창 경제발전에 속도를 높여 선진국 반열로 국가 경쟁력을 끌어올리려 연관산업 키우기에 정부 역량을 총동원했던 역대 정부의 '빅 푸시' 전략을 다시 꺼내들 때란 얘기다. 반도체 산업이 성장해온 이유이기도 하다.

이제는 정부가 아닌, 기업도 동시다발적으로 '빅 푸시' 전략에 나서야 한다는 당부도 끊이질 않는다. 정치권은 규제 개혁에 초점을 맞춰 길을 터줘야 하고 정부는 후방에서 '친기업' 정책으로 지원해줘야 한다는 게 필수조건으로 제시된다.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이사는 "대기업에 대한 낙수효과를 외면하지 말고, 중소기업·대기업 가리지 말고 모두 지원해 생산성을 확보할 승수효과를 얻어야 한다"며 "이젠 위기를 인정하고 탈출법을 찾아 방향을 다시 설정해 일관성 있게 추진해 나가는 일밖에 남은 게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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