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6일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 협상대표에 정은보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을 낙점했다.
서울대 경영학과 출신이자 행정고시 28회 재경직 수석 합격을 한 정은보 신임 대표는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사무처장, 기획재정부 차관보 등을 두루 거친 정통 경제관료로 꼽힌다. 2013년 박근혜 정부 출범 당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전문위원 등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외교부는 정 대표에 대해 정책 조율이 뛰어난 전문 경제 관료로서 경제·금융·예산 분야의 국내 최고 전문가라고 평가했다.
정 대표는 외교부, 국방부, 기획재정부, 방위사업청 등의 관계관으로 구성되는 협상대표단을 이끌 전망이다.

정은보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사진=금융위원회]
외교부와 국방부 출신이 아닌 인사가 방위비 협상대표를 맡은 것은 처음이다. 이는 '숫자'에 밝은 경제관료를 협상 대표로 내세워 미국의 분담금 대폭 인상 압박에 대응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간 1991년부터 짧게는 1년, 길게는 5년 단위로 체결한 방위비 분담금 협상 대표는 국방부 또는 외교부 인사가 맡아왔다.
1991∼2004년까지 적용한 제1차∼5차 협상은 국방부가, 2005∼2006년 제6차 협상부터 지난해 제10차 협상까지는 외교부가 주도했다.
그러나 이번 11차 협상 대표로 경제 전문성을 갖춘 인사를 임명된 배경에는 미국의 대폭적인 방위비 분담금 인상 압박이 예고된 상황에서 최대한 '합리적이고 공평한 수준의 협상'을 체결하겠다는 우리 정부의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숫자'에 기반해 철저히 대응하며 주도권을 쉽게 넘겨주지 않겠다는 것이다.
한편 한미 양국은 지난 3월 올해 한국이 부담할 액수를 지난해(9602억원)보다 8.2% 인상된 1조389억원으로 하는 10차 방위비 분담금 협상(SMA) 문서에 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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