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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신창리 바다서 중국 남송대 인장‧인장함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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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선 기자
입력 2019-09-30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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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국립제주박물관 공동조사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제주 신창리 바다에서 중국 남송대 인장과 인장함이 발견됐다.

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올해 4월부터 6월까지 국립제주박물관과 공동으로 제주시 한경면 신창리 인근해역을 조사한 결과, 국내 최초로 중국 남송(1127~1279)대 인장 두 과와 인장함이 발굴됐다고 30일 밝혔다.

두 과의 인장과 인장함은 해저에 있는 바위 사이 모래를 제거하는 과정에서 발견됐다. 인장들은 선박에 타고 있던 상인이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두 과 모두 재질은 목재다.

이 중 한 과(인장1, 1.7cm×1.7cm, 높이 2.3cm)는 정사각형 인신(도장 몸체) 위에 단순한 형태의 인뉴(손잡이)가 있다.

인면에는 ‘謹封(근봉)’이란 글자가 새겨져 있다. 근봉은 ‘삼가 봉한다’는 의미로 서신을 발송할 때 봉투에 찍거나, 물건을 포장하고 그 위에 찍는 용도일 것으로 추정된다. 인면에 새겨진 글자 획 사이에는 붉은색 인주까지 일부 남아있는 상태였다. 우리나라 인장 중에서도 ‘근봉’이 있으나 조선 시대 것들이다.

다른 한 과의 인장(인장2, 1.4cm×2.8cm, 높이 2.2cm)은 인면에 문양이 새겨져 있다. 중국 학계의 분류에 따르면 길상무늬를 새긴 초형인(인면에 길상의 그림이 새겨진 인장)에 해당된다.

문양은 크게 위아래로 구분되는데 상부는 동전 모양으로 추정되나 명확하지 않으며, 하부는 불분명하다.

인장함은 조각으로 발견돼 원래 형태를 완전히 알 수는 없지만, 사각형 몸체에 뚜껑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성분은 납과 주석이다.

제주 신창리 수중유적은 1983년 3월 해녀가 조업 중 발견한 금제장신구를 신고하면서 처음 알려졌다. 그해 4월, 당시 문화재관리국에서 수중조사를 진행해 추가로 금제장신구 2점을 발견했다. 1997년 제주대박물관에서 이 해역을 추가 조사하면서 중국 남송 시대 도자기(청자)를 확인했다. 이들은 푸젠성에서 제작된 것도 있지만, 대부분 ‘저장성 룽취안요’에서 제작된 청자들이었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지난해 9월 수중탐사로 ‘금옥만당’, ‘하빈유범’ 명문이 찍힌 청자를 포함한 500여 점의 중국 남송대 청자(조각)를 추가로 수습하기도 했다.

이번 수중발굴조사는 지난해 9월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가 진행한 수중탐사 이후정밀조사의 필요성이 제기돼 이뤄졌다. 기존 조사가 해저에 흩어져 있던 유물을 수습하는 과정이었다면, 이번 조사는 해저에 쌓인 모래를 제거하면서 해저상의 유물양상을 수중고고학적 조사방법으로 처음 확인했다.

발굴조사 결과, 좁은 범위(10m×30m)에서 인장, 인장함뿐 아니라 400여 점의 도자기 조각들도 집중적으로 발견됐다. 신창리 수중유적에서 발견된 다량의 남송 시대 도자기는 당시 중국, 한국, 일본 간의 해상교류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증거들이다. 일본 가고시마 아마미오섬 쿠라키자키 수중유적에서도 같은 양식의 도자기들이 확인됐다. 인장의 경우 선박에 타고 있던 상인이 사용한 것으로 추정돼 해양교류 등 관련 연구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설명했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제주 신창리 해저 발굴결과를 기존 조사유물을 소장하고 있는 국립제주박물관과 공동으로 발굴보고서를 작성하고 공유할 계획으로 신창리 해역을 추가 조사하고, 양 기관이 협력해 제주도 전 해역에 대한 수중문화재를 체계적으로 조사하고 제주도가 과거 국제교류 상에서 어떠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지 밝힐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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