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 시민 13만명(주최측 추산)은 전날 센트럴 차터가든 공원에 모여 홍콩인권법안 촉구 집회를 열었다.
차터가든 공원뿐 아니라 인근 도로를 가득 메운 집회 참가자들은 미국을 '자유의 수호자'이자 '세계 질서의 감독자'라고 칭송했다. 일부 시위대는 성조기를 들고 있었다. 최근 경찰의 시위 강경 진압을 비판하면서 "경찰을 즉각 해체하라", "더러운 경찰" 등의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홍콩인권법은 미국 정부가 홍콩의 '고도의 자치권'을 인정하는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가 제대로 기능하고 있는지 매년 평가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일국양제가 제대로 기능하고 있지 않다고 판단되면 홍콩을 대상으로 한 관세 등의 우대조치를 재검토할 수 있도록 했다. 홍콩을 해외 투자의 경유지로 삼는 중국에 타격을 줄 수 있는 법안이다.
미국 의회는 이르면 16일 오전 이 법안을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초당적 지지를 받고 있어 통과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다만 홍콩 시위를 강하게 지지하던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 변화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강도 높은 압박 등이 방해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1일 무역협상을 위해 방문한 류허 중국 부총리와 만나 “홍콩 시위가 몇 달 전보다 많이 누그러졌으니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반면 시 주석은 지난 13일 네팔 방문 중 “중국의 어떤 영토라도 분열시키려는 이가 있다면 몸이 부서지고 뼛가루로 산산조각 나는 결과를 맞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홍콩 시민들은 여전히 미국과 국제사회에 거는 기대가 크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홍콩 우산혁명의 주역 조슈아 웡은 "우리는 미국뿐 아니라 그 동맹국들도 홍콩 민주주의 탄압에 책임이 있는 사람들을 제재하는 법안을 제정하기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홍콩 시민들이 14일 센트럴 지구에서 평화적인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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