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비핵화 협상을 둘러싼 북·미 간 대립이 최고조에 달했다. 9일 김영철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북 경고에 반발하는 담화를 발표하고, 2017년 사용했던 ‘늙다리’ 표현을 다시 사용했다.
김 위원장은 “트럼프는 조선에 대해 너무나 모르는 것이 많다. 우리는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사람들”이라며 “이렇듯 경솔하고 잘망스러운 늙은이여서 또다시 ‘망령든 늙다리’로 부르지 않으면 안 될 시기가 다시 올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서해위성발사장 ‘중대 시험’ 소식에 북한이 적대행동에 나설 경우 “사실상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처럼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이후 속도가 붙었던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가 북·미 간 대립 고조로 위기에 직면하자 한국 정부의 역할론이 수면 위로 떠 올랐다. 북·미를 비핵화 협상 테이블로 이끌었던 한국의 중재자 또는 촉진자 역할 필요성이 다시 거론된 셈이다.
하지만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이후 경색 국면에 빠진 남북관계, 북한의 통미봉남(通美封南, 한국을 배제한 채 미국과 협상) 기조 유지로 뾰족한 묘책 찾기는 힘든 상황이다. 게다가 북한이 제시한 비핵화 협상 ‘연말 시한’도 3주밖에 남지 않았다.
북·미의 기싸움이 한층 격해지자 외교 전문가들은 한국이 주변국을 이용해 북한을 비핵화 협상 테이블에 앉게 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하노이 회담 이후 북한은 이미 한국에 실망했고, 현시점에서 한국이 북·미 사이에 직접 관여하게 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는 우려로 해석된다.
신각수 전 주일대사는 이날 통화에서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북·미 간 방법과 해법 차이가 큰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선(先) 비핵화를 내세웠던 미국이 한걸음 물러나 전체적인 틀 속에서의 단계적 협상을 요구했는데, 북한은 하노이 때부터 줄곧 제재 해제만 외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북·미 간 간극을 좁히기 위해선 한국이 금강산관광 등으로 북한과의 대화를 시도하기보다는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주변국과의 채널을 활용해 북한을 설득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신 전 대사는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 등과 1:5 구도를 만들어서 북한이 전체 비핵화 개념을 분명히 이해하게 해야한다”며 “한·미·일 체계를 이용해 북한의 숨통을 쥐고 있는 중국을 움직이게 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이신화 고려대 정치외교학 교수 역시 한·미·일 3각 안보 협력체계를 이용한 외교 해법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한국에 대한 북한의 신뢰가 떨어진 만큼 한국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한·미군사연합훈련 유예에도 북한은 한국을 비난하고 있다”며 “한·미동맹, 미국의 싱크탱크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세웠다.
이호철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겸 중국연구소 소장도 주변국의 외교채널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것에 동의했다. 하지만 그는 다자보다는 양자채널 활용이 더 효과적일 것으로 봤다.
이 교수는 북한 국방과학원이 담화를 통해 발표한 서해위성발사장의 ‘중대 시험’이 미사일과 관련됐을 것이라고 추측하며 연말 북·미 협상 재개 촉구가 속내에 담겨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는 한반도 정세가 2017년으로 돌아가지 않기 위해 남북, 한·미 채널을 이용해 북·미 협상 진전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한·미, 남북, 한·중 나아가 러시아와의 협력도 언급했다.
다만 최근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의 공식 방한과 관련해 중국과 더 친밀해야져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이 교수는 “중국과 더 가까워진다는 표현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 한·미동맹, 한·중관계 간 균형 있는 외교 관계가 중요하다”며 “한·중 외교채널을 최대한 가동해 북한의 무력도발이 이뤄지지 않게 중국도 노력해달라는 요청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내정자의 방한 가능성을 언급하며 연내 북·미 간 만남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올해 안에 북·미가 한번은 만날 것이다. 비건 내정자 방한도 북·미 간 접촉 추진과 관련이 있지 않겠냐”며 “양측 간 타협이 이뤄지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내년까지 협상을 이어가자고 협의해야 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한편 신 전 대사는 북한의 핵 포기 의사가 없다고 판단, 현재 한국이 쓸 수 있는 카드는 ‘대북 제재’ 밖에 없다는 의견을 내세웠다. 한반도 비핵화 문제의 근본 원인은 북한이 핵 폐기에 대한 전략적 의사결정을 하지 않은 것에 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대북 제재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신 전 대사는 “북한의 의도를 선의로만 해석하지 말고 행위를 가지고 해석해야 한다. 아니면 북한의 의도에 휘둘리게 된다”며 “북한을 악(惡)으로 본다는 의미가 아니라 있는 그대로 보고 우리가 원하는 대로 정확하게 해석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 위원장은 “트럼프는 조선에 대해 너무나 모르는 것이 많다. 우리는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사람들”이라며 “이렇듯 경솔하고 잘망스러운 늙은이여서 또다시 ‘망령든 늙다리’로 부르지 않으면 안 될 시기가 다시 올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서해위성발사장 ‘중대 시험’ 소식에 북한이 적대행동에 나설 경우 “사실상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처럼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이후 속도가 붙었던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가 북·미 간 대립 고조로 위기에 직면하자 한국 정부의 역할론이 수면 위로 떠 올랐다. 북·미를 비핵화 협상 테이블로 이끌었던 한국의 중재자 또는 촉진자 역할 필요성이 다시 거론된 셈이다.
북·미의 기싸움이 한층 격해지자 외교 전문가들은 한국이 주변국을 이용해 북한을 비핵화 협상 테이블에 앉게 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하노이 회담 이후 북한은 이미 한국에 실망했고, 현시점에서 한국이 북·미 사이에 직접 관여하게 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는 우려로 해석된다.
신각수 전 주일대사는 이날 통화에서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북·미 간 방법과 해법 차이가 큰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선(先) 비핵화를 내세웠던 미국이 한걸음 물러나 전체적인 틀 속에서의 단계적 협상을 요구했는데, 북한은 하노이 때부터 줄곧 제재 해제만 외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북·미 간 간극을 좁히기 위해선 한국이 금강산관광 등으로 북한과의 대화를 시도하기보다는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주변국과의 채널을 활용해 북한을 설득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신 전 대사는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 등과 1:5 구도를 만들어서 북한이 전체 비핵화 개념을 분명히 이해하게 해야한다”며 “한·미·일 체계를 이용해 북한의 숨통을 쥐고 있는 중국을 움직이게 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이신화 고려대 정치외교학 교수 역시 한·미·일 3각 안보 협력체계를 이용한 외교 해법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한국에 대한 북한의 신뢰가 떨어진 만큼 한국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한·미군사연합훈련 유예에도 북한은 한국을 비난하고 있다”며 “한·미동맹, 미국의 싱크탱크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세웠다.
이호철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겸 중국연구소 소장도 주변국의 외교채널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것에 동의했다. 하지만 그는 다자보다는 양자채널 활용이 더 효과적일 것으로 봤다.
이 교수는 북한 국방과학원이 담화를 통해 발표한 서해위성발사장의 ‘중대 시험’이 미사일과 관련됐을 것이라고 추측하며 연말 북·미 협상 재개 촉구가 속내에 담겨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는 한반도 정세가 2017년으로 돌아가지 않기 위해 남북, 한·미 채널을 이용해 북·미 협상 진전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한·미, 남북, 한·중 나아가 러시아와의 협력도 언급했다.
다만 최근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의 공식 방한과 관련해 중국과 더 친밀해야져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이 교수는 “중국과 더 가까워진다는 표현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 한·미동맹, 한·중관계 간 균형 있는 외교 관계가 중요하다”며 “한·중 외교채널을 최대한 가동해 북한의 무력도발이 이뤄지지 않게 중국도 노력해달라는 요청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내정자의 방한 가능성을 언급하며 연내 북·미 간 만남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올해 안에 북·미가 한번은 만날 것이다. 비건 내정자 방한도 북·미 간 접촉 추진과 관련이 있지 않겠냐”며 “양측 간 타협이 이뤄지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내년까지 협상을 이어가자고 협의해야 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한편 신 전 대사는 북한의 핵 포기 의사가 없다고 판단, 현재 한국이 쓸 수 있는 카드는 ‘대북 제재’ 밖에 없다는 의견을 내세웠다. 한반도 비핵화 문제의 근본 원인은 북한이 핵 폐기에 대한 전략적 의사결정을 하지 않은 것에 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대북 제재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신 전 대사는 “북한의 의도를 선의로만 해석하지 말고 행위를 가지고 해석해야 한다. 아니면 북한의 의도에 휘둘리게 된다”며 “북한을 악(惡)으로 본다는 의미가 아니라 있는 그대로 보고 우리가 원하는 대로 정확하게 해석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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