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이의 사람들] '첫 개인 위성 발사' 송호준, 7년 지난 지금 어떤 모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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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이 기자
입력 2020-02-09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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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 선생님께서 종이에 꿈을 적으라고 했을 때 '인공위성을 만드는 사람'이라고 적어낸 적이 있었다. 그럴 때마다 선생님과 친구들은 “너가 혼자서 그걸 만들 수 있겠어?”, “불가능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제는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 확인됐다. 지난 2013년 세계 최초로 개인 인공위성을 발사한 사람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그 주인공은 바로 송호준이다. 세계 최초로 개인 인공위성을 발사한 사람은 지금 어떻게 살고 있을까? 송호준 작가와 만나 인공위성 발사 이후 7년간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사진= 김호이 기자/ 세계 최초로 개인 인공위성을 발사한 송호준 작가]

Q. 인공위성 발사 후 어떻게 지내셨나요?
A. 어차피 인공위성도 작업으로 생각하고 한 것이라 이것저것 여러 작업들을 하면서 지냈어요.

Q. 인공위성 발사 후에 달라진 게 있나요?
A. 사실 저는 인공위성을 누구나 쏠 수 있다고 생각해서 쏜 건데 많은 사람들이 마치 제가 힘든 일을 해낸 것처럼 생각을 하고 오히려 제 취지와는 반대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진 거예요. 그래서 이걸 사람들에게 어떻게 다시 말해야 되는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고 있었어요.

Q. 인공위성을 발사한다고 했을 때 주변의 반응과 발사 후 주변의 반응은 어땠나요?
A. 인공위성을 발사할 때 여자 친구나 주변사람들한테 말을 해봤는데 “한 번 해봐”라는 반응이었고 반대는 없었어요. 다른 사람들 같은 경우에는 “그게 가능하냐”라는 질문들이 많이 있었던 것 같아요.

5년 동안 너무 인공위성 작업만 많이 해서 발사를 하고 난 뒤에는 조금 다른 작업들을 하고 싶었어요. 그때 제 주변사람들도 “다른 걸 해도 되겠다”라고 말했었는데 오히려 일반인들은 저를 “굉장한 일을 한 사람이다”라고 바라봐서 부담스러운 게 있었어요.

Q. 인공위성을 발사한 후 생각이나 인생에 있어서 가장 변화된 것이 있나요?
A. 영웅도 천재도 없다는 걸 깨달았어요. 영웅이나 대단한 사람들은 언론에서 만들어 낸 것이지, 그 사람이 대단해서라고는 생각하지 않거든요. 그런데 여전히 TV나 방송을 보면 ‘어렸을 때부터 뭘 했고, 좋은 대학에 가서 노벨상을 받았다’는 사람들만 훌륭하게 비춰지잖아요. 저는 그런 사람들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충분히 가능한 건데, 우리가 말하는 훌륭한 사람들은 ‘진짜 훌륭한 것’보다도 매체에서 띄워주거나 자기가 유명해지고 싶어서 했던 사람들이 대부분이지 않나라는 생각을 많이 해요.

그래서 항상 고민했던 게 매체에서 띄워주는데 이걸 거부할 것인가 매체의 말을 그대로 받아들여서 멋진 사람인 것처럼 포장할 것인가였고 저는 그냥 거부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왜냐하면 나는 그런 (멋진) 사람도 아니고 누구든지 쏠 수 있다고 해서 쏜 건데 제가 그러면 모순이잖아요.

Q. 발사한 인공위성은 어떤 부품들로 만들어졌나요?
A. 사실 인공위성 같은 경우에는 특수한 부품들을 써야 되는데 그런 부품들은 구하기가 힘들어요. 그래서 누구든지 인터넷에서 쇼핑해서 살 수 있는 부품 중에 우주에 갈 수 있는지 못 가는지를 알아보는 게 큰 목적이었어요.

내가 발사한 부품들로 만들 인공위성이 작동을 한다고 하면 누구든지 인공위성을 발사 할 수 있다는 거잖아요. 그래서 아무데서나 구할 수 있는 부품으로 동작하는 인공위성이 가능한가를 증명하고 싶었던 게 가장 컸어요.

Q. 인공위성 제작 비용은 40만원에 불과한 데 비해 발사비용이 1억 2000만원이 들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공위성을 발사해야 했던 이유가 있나요?
A. 결과가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개인이 인공위성을 쏘아 본 적이 없잖아요. 그러니까 이게 가능한지 불가능한지 알려면 실제로 한 번 해봐야 했어요. 어딘가에 전화해서 물어 볼 수 있는 게 아니니까. 그래서 발사를 한 거죠.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Q. 통신이 안 되면 인공위성이 궤도에 올라서 성공을 했는지 잘 모르지 않나요?
A. 그 당시에 제 인공위성만 발사된 게 아니라 러시아 인공위성을 비롯해 다른 인공위성들도 함께 발사됐는데, 발사가 되면 장치에 발사에 성공했다는 신호가 떠요. 그 신호가 떴으니까 우주에 나간 건 확실해요.

Q. 가장 빠져있는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요즘에는 불확실하고 우연한 것들에 대해 많이 빠져 있는데, 그런 것들은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큰 에너지가 있다고 생각해요. 뻔하게 예측 가능한 건 질릴 수 있잖아요. 예측이 너무 안 되면 힘들기도 하고요.

예측이 적당히 되기만 하면 거기서 얻을 수 있는 게 대단히 많다고 생각해요. 재미나 에너지, 평등하고 다양한 이야기들에 맞닿을 수 있는 것 같아요. 우연 앞에 장사가 있을 수 없잖아요. 그래서 그런 것들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하고 있어요.

Q. 현재 미디어 아티스트이신데 이전에는 어떠한 일들을 해오셨나요?
A. 인공위성 회사에서 인턴을 하기도 했고 스노보드를 좋아해서 아르바이트도 했고 스트리트 아트 매거진 같은 것도 했어요. 그리고 물건을 수입해서 팔아보기도 하고 그러다가 조금 더 공부를 할까 싶었는데 학교보다는 밖에 나와서 배우는 게 더 낫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밖에서 계속 작업을 하고 있어요.

Q. 인공위성을 발사하기 위한 허가를 받는 데 어려움은 없었나요?
A. 나라에서 많이 도와주셨어요. 어떻게 보면 우주 관련된 기술이 굉장히 발전돼 있는 나라보다 우리나라처럼 성장하고 있는 나라가 좀 더 유연한 대응이 가능해서 저한테 허가를 해주시지 않았나라는 추측을 하고 있어요.

Q. 많은 빚을 졌던 걸로 알고 있는데 다 갚으셨나요?
A. 조금 남긴 했는데 계속 갚아가고 있어요.
 

[사진= 김호이 기자/ 인터뷰 장면]

Q. 처음에 인공위성 프로젝트를 했던 목적이 ‘누구나 할 수 있다’라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였고 모든 걸 공개하셨잖아요, 혹시 제2의 송호준, 망원동 인공위성이 나왔나요?
A. 지금까지 개인이 했다는 건 들어본 적이 없어요. 저도 궁금해요. 처음부터 재밌다고 느꼈던 게 사람들은 인공위성을 나라의 자부심처럼 느끼는 것 같아요. 저는 그것과 상관없이 좋아서 시작을 했는데 지금 벌어지고 있는 조그만 인공위성 프로젝트들을 보면 ‘어느 나라에서 띄운’이 꼭 들어가요. 개인이 띄웠다고 하면 그것과는 거리가 멀잖아요. 그러니까 개인이 띄울 이유가 없는 것 같아요.

Q. 만약 인공위성을 다시 쏘아볼래? 라고 하면 다시 도전하실 생각이 있으신가요?
A. 생각은 있지만 지금은 훨씬 더 쉽고 간단하게 할 수 있는 법을 알고 있으니까 예전처럼은 하지 않을 것 같아요.

Q. 마지막으로 도전을 앞두고 불가능이라는 벽으로 인해 걱정을 하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한 말씀해주세요.
A. 사람이 가질 수 있는 능력 중에 가장 공평하고 힘이 있는 게 ‘나도 할 수 있다’라는 마음인 것 같아요. 그 마음가짐을 강하게 믿고 포기하지 않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사진= 김호이 기자/ 송호준 작가와]


-김호이의 사람들-
인터뷰: 김호이
기사 작성 및 수정: 김호이/ 김해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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