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외환·금융위기 때보다 심각한 상황···한시적 규제유예·원샷법 도입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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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윤 기자
입력 2020-03-25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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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5일 '코로나19' 경제위기 극복위한 경제계 긴급제언

  • '기저질환' 앓는 한국경제 코로나19로 타격 더욱 커져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부회장(왼쪽 두번째)이 25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코로나19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경제계 긴급제언'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김지윤 기자]

“우리경제가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 훨씬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다. 잠재성장률 등 경제 펀터멘털이 약해진 상태에서 해외 수출길까지 막혀 마땅한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다.”

권태신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상근부회장은 25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에서 열린 ‘코로나19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경제계 긴급제언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1997년 외환위기는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발생한 외환 유동성 위기였지 전 세계적 위기상황은 아니었고, 2008년 금융위기 때는 우리나라의 경제 체력이 나쁘지 않아 국제공조와 정부의 긴급 대응정책으로 반등할 수 있었지만, 현 상황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권 부회장은 “우리경제는 기저질환을 앓는 고위험군”이라며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빠져나간 해외직접투자 금액은 618억달러(약 76조원)로 사상최대치를 기록한 반면, 외국인의 한국 투자와 국내 설비투자는 모두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미 모두가 투자를 꺼리는 ‘병든 상황’에서 코로나19로 촉발된 경제위기는 과거 외환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와는 차원이 다른 위협”이라고 했다.

이에 권 부회장은 전경련이 산업계의 의견을 적극 수렴해 15대 분야 54개 과제를 제언한다고 밝혔다. 먼저 한시적 규제유예를 제안했다. 그는 “경제 회복에 걸림돌이 되는 규제에 대해 일정기간동안 정지하거나 집행을 유예하는 제도로 금융위기 당시 도입, 운용된 바 있다”며 “예를 들어 화평법상 규제, 노동관련 규제 등 기업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규제들을 포함해 실효성을 제고해야한다”고 말했다.

또 “기업의 자발적인 사업재편을 촉진하는 기업활력법, 소위 원샷법의 적용 대상을 모든 업종과 기업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선제적인 사업재편시 그 절차를 간소화하고 관련 규제를 유예해주는 제도”라고 말했다.

최근 주가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는 주주들을 위해 담보로 맡긴 주식이 강제매매되지 않도록 일정기간 매매를 유예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담보가치가 떨어진 주식을 금융기관이 강제로 헐값에 매각하면 주식시장이 추가적으로 하락해 침체가 심해진다”며 “또 기업 대주주의 담보주식이 매도되면 기업경영권에도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경기 회복을 위해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확대와 조기 집행을 요구했다. 권 부회장은 “SOC 사업은 내수 회복에 효과가 큰 분야지만 정부 1차 추경편성에서도 제외돼 있고, 이미 조성된 예산도 집행률이 낮은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거 사스와 메르스 때 각각 1조5000억원의 SOC 추경예산을 편성했던 사례가 있다”며 “이번에도 SOC 사업확대와 조기 집행이 이뤄질 수 있도록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 대기업과 중소·중견기업 구분없이 특단의 기업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부회장은 “생계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는 일자리를 잃은 근로자, 영세 자영업자, 중소기업을 위한 정책이 실행돼야 한다”며 “대기업이 무너지면 협력사들도 줄도산하게 되는 만큼 대기업에 대한 대책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근본적으로 국가 경제 전략을 바꾸는 노력도 강조했다. 권 부회자은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는 외부 충격에 더 취약할 수밖에 없다”며 “내수확대를 위해 우리경제 체질을 튼튼하게 다져야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수확대를 위한 가장 쉬운 방법은 서비스산업을 키우는 것”이라며 “우버, 타다, 원격의료, 인공지능(AI), 드론 등 기업규제를 풀어야만 서비스 분야에서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국민 불편해소를 위해 마트의 의무휴업 한시적 제외 및 온라인 판매 제한 완화 △한국에 들어온 외국 기술인력에 대한 비자연장 △민간 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세제 지원 △일본, 유럽연합(EU) 등 기축통화국과 통화스와프 △해외 기업인에 대한 입국제한을 풀기 위한 외교적 노력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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