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엿보기]무궁화는 '일본 꽃'인가 '우리 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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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인선 중국본부 팀장
입력 2020-07-17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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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간 '두 얼굴의 무궁화'

  • 강효백 지음, 김원웅(광복회장) 감수|이담북스

"무궁화 무궁화 우리나라 꽃 삼천리 강산에 우리나라 꽃." <우리나라꽃 가사 1절 중에서>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 <애국가 후렴구 중에서>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누구나 어렸을 적부터 저절로 읆조리던 노래 가사다. 무궁화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꽃이라는 사실은 너무나 당연한 '국민 상식'으로 받아들여졌다. 오늘날 무궁화는 대한민국의 거의 모든 국가상징, 국화(國花)와 국가, 국장(國章)은 물론 대통령 휘장, 국회의원 배지까지 독점 지배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그만큼 신성히 여기는 무궁화가 사실은 우리나라 꽃이 아닐 수 있다는 의문을 감히 품은 학자가 있다. 강효백 경희대 법무대학원 교수다.

강효백 교수는 지난해 1월부터 올해 5월 중순까지 장장 500일 넘게 무궁화를 톺아보았다. 우리나라 옛 고서와 문헌을 아무리 뒤져봐도 무궁화에 대한 기록을 찾을 수 없었다. 반면, 일본 고문헌에서 무궁화에 대한 언급은 수두룩하다며 무궁화가 사실은 '일본의 꽃'이라는 주장을 감히 제기한다.

'무궁화의 두 얼굴(국가상징 바로잡기)'이라는 제목의 신간을 통해서다. 이 책은 저자가 지난 2018년 겨울부터 아주경제신문에 연재해 온 '신(新)경세유표' 칼럼 중 '무궁화(29회 연재)' 관련 글들을 골라 정리한 것이다.

저자는 '무궁화는 한국의 국화로서 자격이 있는가'는 내용으로 시작하는 이 책에서 우리나라 고대 역사서 '고려사', '조선왕조실록'는 물론 옛 문헌이나 시조, 각종 문화재·유물에서도 무궁화는 찾아볼 수가 없는 반면, 일본 옛 문헌 곳곳엔 무궁화가 만발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반도엔 예로부터 무궁화 자생지가 전혀 없는 반면, 일본 열도 사방천지 무궁화가 널려있다는 사실도 언급한다. 

특히 일제 강점기 시절 일왕 영토의 무궁한 상징, 무궁화가 일본과 일본의 식민지 확산과 정비례하여 극성기를 맞이했다며 그동안 한국사에서 생경했던 무궁화가 일제 강점기 시절 친일 인사를 주도로 한반도에서 전성시대를 열었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두 얼굴의 무궁화.

오늘 날에도 일본인들은 무궁화를 일장기를 닮은 꽃이라 애호하고, 일본 극우보수단체인 ‘일본회의’ 뱃지의 핵심 문양이 바로 무궁화라는 사실을 상기시키며 왜색이 넘치는 꽃을 나라꽃으로 모실 이유는 없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이스라엘, 러시아, 호주 등에서도 나라꽃을 바꾼 사례는 얼마든지 있으며 나라 꽃을 바꾸지 못할 이유는 없다고 했다. 책 말미엔 역사성, 지리성, 친숙성, 상징성, 민주성 등을 고려해 대한민국의 밝은 미래를 열 진짜 나라꽃으로 개나리, 진달래를 강력 추천했다.  

때마침 개원한 21대 국회에서 무궁화를 공식 국화로 지정하는 대한민국 국화법 제정안이 발의됐다. 매년 8월 8일을 무궁화의 날로 정하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현재 국화라는 '상징적 의미'만 있는 무궁화에 '법적 지위'를 부여하자는 것이다. 이러한 때일수록 강 교수의 '무궁화=일본의 꽃'이라는 주장을 가볍게 지나치기 어려운 이유다.

이 책을 감수한 김원웅 광복회장의 말처럼 "대한민국에 남아 있는 종일매국잔재를 청산하기 위해서라도" 지금이라도 나라꽃에 대해서 살펴보는 일은 우리에게 남은 과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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