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위기 속에서 농식품 분야가 수출 효자 산업으로 고개를 들었다. 역대 최고 규모의 수출량까지 기록했을 정도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세계인의 생활 패턴이 바뀌는 과정에서 한국산 농식품 구매가 급증한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에도 기대가 높다. 다만, 코로나19 백신 접종 등으로 인해 세계 시장의 조건이 지난해와 동일하다고 판단해서는 안된다는 조언이 이어진다. 이에 농식품부는 코로나 확산 2년차의 혁신 전략 추진에 잰걸음을 걷고 있다.
31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농식품 수출 규모는 75억7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7.7%가 늘었다. 건강·발효식품인 김치·인삼·장류, 가정간편식품인 라면·쌀가공식품 및 유자차, 포도 등의 성장이 두드러졌다. 김치(37.6%↑), 고추장(35.2%↑), 쌀가공식품(26.7%↑), 라면(29.3%↑), 유자차(31.9%↑), 포도(32.5%↑) 등의 증가세를 보였다.
농식품 수출량이 급증한 이유에 대해 농식품부는 수출농가와 업계가 정부와 함께 신선농산물의 품질과 안전성을 높이고 해외에 국산 농식품을 알리기 위해 노력한 결과 때문으로 판단했다.
온라인·비대면 마케팅 확대, 물류애로 해소 등의 대응이 효과를 낸 것으로도 평가됐다. 건강에 대한 관심 증가로 전통발효식품인 김치와 인삼류, 장류의 수출 성장세가 두드러졌고 한류 확산, 가정식 수요 증가라는 기회를 잘 살려, 라면, 쌀가공식품 등 가정간편식품의 수출도 증가했다.
올해에도 이같은 농식품 수출이 확대될 수 있을 지 시선이 모인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비롯해 전세계 시장 역시 지난해 환경과 같다고 보기 힘들다는 지적이 이어지기도 한다. 그만큼 2기 코로나 시대에 맞는 농식품 수출 전략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농식품부는 우선 온라인 유통·소비 환경 대응을 위해 국가별 마케팅 여건, 식품 소비 트렌드, 물류 여건 등 수시 모니터링 및 정보공유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에 대한 대응체계를 구축할 뿐더러 비관세장벽 정보제공 확대를 통해 교역환경 변화에 대응한다는 복안이다.
글로벌 대형 온라인몰 내 한국식품관을 5개소로 확대한다. 배달·구독, 동영상 플랫폼 및 SNS 인플루언서 등을 활용해 소비자 홍보도 추진한다.
신남방·신북방 지역 및 호주·유럽 등으로 시장개척 범위를 확대하고, 주력시장은 현지주류시장 등으로 유통채널 다각화한다. 신선농산물에 대한 재배 기술을 키우고 운송단계의 신선도 역시 높인다. 인삼 등 기능성식품 해외인증(일본·미국) 지원, 건강·발효식품(김치·장류 등) 효능 홍보 및 현지선호 상품 개발도 지원한다.
수출 현장에서 정책을 시행하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역시 농식품부의 정책에 보폭을 맞출 예정이다.
여전히 백신 효과를 충분히 내기 위해서는 하반기 이후까지는 기다려야 한다는 점에서 aT는 비대면 비즈니스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aT는 농식품에 대한 해외 소비자의 선호도에 맞춰 현지화 상품을 팔았던 것과 달리, 오리지널 국내산을 찾는 수요가 급증했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aT 한 고위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매운맛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났는데, 한국식 매운맛을 선호하는 경향을 살펴볼 수 있었다"며 "한국식이 건강식이라는 인식과 함께 한류 영향을 받아 국내 상품이 그대로 세계 시장에서 인기를 얻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aT는 또 국내산 샤인머스켓, 킹스베리 등 농식품에 대한 글로벌 프리미엄 시장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신남방국가 역시 최근에는 프리미엄 상품 소비를 늘리며 한국산 농식품 소비의 주요 국가가 된 상황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농식품 수출이 지난해 역대규모를 기록한 것에 이어 올해에도 이같은 분위기를 이어나갈 계획"이라며 "위기 속에서도 한국산 농식품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만큼 집중적인 지원과 경쟁령 향상을 통해 수출 효자 산업으로 농식품 분야가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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