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애 “박원순, 해명 없이 황망히 떠나…스피크업 시민위원회 만들 것”

“성희롱에 대해 아무런 설명·해명 없이 황망히 떠난 것이 가장 큰 과”

김진애 열린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사진=연합뉴스]

김진애 열린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에 대해 “아무런 설명이나 해명 없이 황망하게 떠나버린 것이 가장 큰 과”라고 평가하며, 자신의 서울시장에 당선될 경우 '스피크업 시민위원회'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7일 오전 “박 전 시장은 많은 시민들을 당혹케 하면서 떠났고, 국가인권위원회가 ‘성희롱’을 인정하는 결과를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석연찮은 의문점이 남아 있다”며 “제가 판단하는 전임 박 시장의 가장 큰 과라면, 성희롱에 대해 본인의 흠결이 있었다 하더라도 아무런 설명이나 해명 없이 황망하게 떠나버렸다는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 사회는 바로 이 의문을 총체적으로 성찰해야 한다”며 “특히 성평등은 제도적으로만 이룰 수 있는 게 아니라 일상 문화에 깊이 배어들어 우리의 딸들과 아들들을 위해서 건강한 상식이 뿌리내려야 하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김 후보는 “저는 남성 전유물이라 여겨졌던 ‘건축’ 분야를 택했고 도시전문가로서 활동 영역을 넓혔다”며 “여성의 사회진출에 끊임없이 도전해왔고 성평등을 실천하는데 앞장 섰다. 그러나 사회활동을 해오면서 지금 시대의 기준으로 보면 성희롱, 성추행에 해당할만한 여러 불쾌한 사건들을 겪었고, 대개는 개인적으로 감내하거나 저만의 방식으로 문제를 풀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런 점에서 지금의 젊은 세대가 미투 운동에 나서고 일상의 불편함을 자아내는 온갖 성차별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는 용기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며 “그러나 우리가 직시할 문제는 선정성을 악용하는 언론과 정치권이 가하는 인신공격, 사회집단을 매장하려는 공격이다. 언론과 정치권에 의한 명예 살인, 검찰과 사법부에 의한 인격 살인을 우리는 용납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가해자, 피해자의 프레임에 특정한 성, 특정한 사람을 가둬서는 안되고, 같이 살 수 있는 약속을 만들어야 한다”며 “저 김진애가 서울시장이 되면 스피크업 시민위원회를 만들어 손들고 말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여성-남성-하위직-고위직 가리지 않고 직장에서의 모든 어려움, 예컨대 갑질, 여성차별, 남성차별, 직장 괴롭힘 등을 논의하며 우리 시대 누구나 공유할 수 있는 가치 규범, 행동 규범을 만들어가자”며 “불편한 진실을 마주하되 같이 살 수 있는 약속을 만들자”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