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 SKT 대표가 국내 진출을 앞둔 디즈니플러스와의 협력 가능성을 일축했다. 업계에서는 SKT가 디즈니플러스 대신 아마존프라임 등 다른 글로벌 사업자와의 '초협력'을 통해 미디어 시장을 공략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는다.
박정호 SKT 대표는 25일 정기 주주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디즈니플러스는 웨이브를 경쟁자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사실상 디즈니플러스와는 더 이상 제휴를 타진하지 않고 경쟁하겠다는 취지다.
SKT는 2019년 경부터 디즈니플러스와 제휴를 맺기 위해 많은 관심을 기울였지만 별 다른 성과는 없었다. 최근에는 KT와 LG유플러스가 디즈니플러스의 유력한 제휴 대상으로 꼽히고 있다. 강국현 KT 커스터머부문장은 지난 23일 기자간담회에서 "디즈니플러스와 많은 대화를 하고 있다"며 "다양한 협력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SKT가 디즈니플러스 대신 이미 다른 유력한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와 제휴 논의 중인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유력한 후보로 아마존의 OTT서비스인 아마존프라임이 꼽힌다. SKT는 최근 아마존과 클라우드 서비스 협력부터 11번가의 지분참여 약정을 체결하는 등 협력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SKT가 아마존프라임과 연계한 서비스를 출시할 것이란 추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특히 SKT는 이커머스와 미디어 사업을 뉴 ICT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핵심 사업분야로 꼽고 있다. 아마존은 이커머스와 미디어 사업을 모두 영위하고 있는만큼, SKT가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기 위한 중요한 조력자가 될 수 있다.
박 대표는 넷플릭스와의 협력 가능성도 열어뒀다. 그는 주주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넷플릭스 대표가 저한테 시간되면 보자고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업계는 SKT가 또 다른 글로벌 OTT사업자인 넷플릭스와 제휴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는 현재 망 이용대가를 두고 소송을 진행 중이어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