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쿠르트가 53년 만에 회사 이름을 ‘hy(에이치와이)’ 바꾸고 새출발한다.
식음료기업에 한정됐던 이미지를 넘어 다양한 분야로 사업영역을 넓혀 가겠다는 윤호중 회장의 의지가 고스란히 담겼다.
한국야쿠르트 창업주 고(故) 윤덕병 회장의 외아들인 윤 회장이 취임 1년 만에 자신만의 경영 색깔을 한층 뚜렷하게 나타냈다는 평가다.
한국야쿠르트는 29일 사명을 hy로 변경하고 유통전문기업으로 도약한다고 밝혔다. 사명 변경에 맞춰 CI도 ‘hy한국야쿠르트’에서 ‘hy’로 교체한다.
새 로고는 활력 넘치는 바이털 사인에서 영감을 얻어 디자인됐다. 4가지 색깔은 각각 생활, 건강, 음식, 프로바이오틱스를 상징하며 확장된 건강의 의미를 형상화했다.
1969년 고 윤덕병 회장이 설립한 한국야쿠르트는 국내 유산균 발효유를 대표하는 회사로 자리매김해왔다. 이번 사명 변경을 통해 식음료기업 이미지를 과감하게 벗어던지겠다는 각오다.
김병근 한국야쿠르트 경영기획부문장은 “HY는 국내 최초 한국형 유산균 개발을 시작으로 건강기능식품, 신선간편식, 친환경·비건 온라인몰 등에 도전하며 국내 소비 트렌드를 이끌어 왔다”고 자평했다.
김 부문장은 이어 “이번 사명과 CI변경을 계기로 물류, 채널, 플랫폼에 이르기까지 지속가능한 사업영역으로 과감히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hy는 유통전문기업으로 도약해 향후 100년을 향한 경쟁력을 갖춘다는 청사진을 그렸다.
이를 위해 자사 핵심역량인 ‘냉장배송 네트워크’에 ‘물류’ 기능을 더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개발에 집중한다.
타사와 전략적 제휴로 제품 카테고리를 확장하고 마이크로바이옴 시대를 선도할 기능성 프로바이오틱스 소재 개발에도 속도를 낸다.
또 친환경 소재 적용 및 사회공헌활동을 확대하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적극 실천해 나갈 방침이다.
◆ 윤호중 회장, 프레딧 안착·프로바이오틱스 사업 확대
회사 얼굴 교체는 윤 회장 취임 1주년과 맞물려 이뤄졌다. 윤 회장은 지난해 3월 31일 이사회를 통해 신임 회장으로 추대됐다.
윤 회장은 일본 게이오대 경제학부를 졸업하고 1995년 한국야쿠르트에 입사했다. 이후 2004년 전무로 승진해 2012년 부회장 자리에 올랐다.
윤 회장은 팔도 지분을 100% 소유하고 있다. 팔도는 지배구조의 핵심인 한국야쿠르트의 지분 40.83%를 갖고 있다.
윤 회장은 작년 취임 후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2020년 12월에는 라이프 스타일 편집샵 ‘프레딧’을 론칭했다.
프레딧은 화장품·여성·유아·생활용품으로 구성한 ‘프레딧 라이프’와 유제품·건강기능식품·신선식품 중심의 ‘프레딧 푸드’로 나눠 운영되고 있다. 기존 온라인몰 ‘하이프레시’는 프레딧 푸드로 통합됐다.
프레딧은 지난 4일 기준 가입 회원 수가 100만명을 돌파했다. 2019년 38만명 수준이었던 신규 회원수는 2020년 68만명으로 62%가량 늘어났다.
윤 회장은 프로바이오틱스 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한국야쿠르트는 지난해 3월 프로바이오틱스 분말 B2B(기업간 거래) 사업을 시작했다. 사업 첫해 판매량 3000kg을 넘어섰다. 판매량 3000kg은 ‘야쿠르트’를 4억9000만개 이상 만들 수 있는 분량이다.
회사는 올해 프레딧 시장 안착과 B2B 사업을 한층 키운다는 방침이다. 다음 달에는 기존 카트 대비 적재 용량을 늘리고 밧데리 용량을 키운 전동카트 ‘코코 3.0’을 새롭게 도입할 예정이다. 코코 3.0은 측면에 부착한 키오스크 화면과 카드 결제기를 통해 무인 고객대응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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