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 美 대신 中 향하는 정의용…習 방한부터 전략적 모호성까지 난제 수두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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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은 기자
입력 2021-04-0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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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의용 장관, 2~3일 방중...취임 후 첫 출장길

  • 3일 왕이와 회담 후 오찬..."북핵문제 등 논의"

  • "한국, 중국 통해 북한 움직여보겠다는 의도"

  • 시진핑 주석 답방·양자협력·국제현안도 논의

  • "중국 의도 명확...한국 '약한 고리'로 보는 것"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31일 정부서울청사 외교부 브리핑실에서 열린 내신 기자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오는 2일 방중길에 올라 한·중 외교장관회담을 한다. 지난 2월 취임한 정 장관의 첫 출장지가 미국이 아닌 중국으로 낙점됐다. 같은 날 미국 워싱턴에서는 한·미·일 안보실장 회의가 열린다. 그간 미·중 사이에 전략적 모호성을 취한 문재인 정부의 외교가 최대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31일 외교가에서는 정 장관이 "쉽지 않은 길을 택했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정 장관은 이번 회담을 통해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중국의 역할을 당부하는 데 주안점을 둘 것으로 관측되지만, 중국은 미·중 전략적 경쟁 속에서 한국이라는 우군 확보에 집중할 것으로 점쳐지는 까닭이다. 한·중 양국의 관심사가 현저히 다르다는 얘기다.

정 장관으로서는 문재인 정부 임기 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답방을 이뤄내야 한다는 부담도 안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른 시일 내 시 주석의 방한이 실제로 이뤄질 가능성이 있고, 이 경우 한국 외교당국의 운신 폭이 더욱 좁아질 것이라는 우려를 내놓는다.

외교부에 따르면 정 장관은 2일 중국 푸젠(福建)성 샤먼(廈門)을 방문, 3일 왕이(王毅)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양자회담 후 오찬을 함께한다. 왕이 부장은 정 장관 취임 직후 전화 통화로 방중을 초청했다.

한국 외교장관이 취임 후 미국보다 중국을 먼저 방문하는 것을 두고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워싱턴에서 한국의 대중(對中)경사론이 제기되는 시점"이라며 "정부가 (정 장관의 방중 문제를) 신중히 고려하는 게 나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결국 중국을 통해 북한을 움직여 보겠다는 의도"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정 장관은 이번 왕이 부장과의 회담에서 북핵 문제를 포함한 한반도 정세와 코로나19 대응을 비롯한 양자 협력, 국제 현안 등에 대해 중점적으로 논의할 계획이다. 양국이 코로나19 사태가 안정되는 대로 재추진하기로 한 시 주석 방한 문제도 다룰 전망이다.

이에 더해 양측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나날이 격화하는 미·중 갈등과 관련해 어떤 대화를 주고받을지 주목된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중국의 의도는 명확하다"며 "한국을 미·중 갈등의 약한 고리로 보고, '쿼드(QUAD·비공식 안보협의체)'에 참여하지 않도록 하면서 한·미·일 안보협력에 다른 목소리를 내도록 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중국은 그간 관영매체 등을 통해 미국 정부 주도의 반중(反中) 포위망으로 알려진 쿼드에 한국이 참여할 경우 한·중 간 신뢰가 파괴될 것이라며 엄중 경고해왔다.

박 교수는 "(미·중 간) 심각한 외교전이 벌어지고 있다고 보는 게 맞는다"고 밝히며, 오는 6월 문재인 대통령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대면하기에 앞서 시 주석이 방한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미중 갈등.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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