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만난 조은자 이브자리 수면환경연구소 부소장은 "국내 침구 산업은 아직 전통의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수면이 중요하다는 것에 대해 모두 이해하지만, 수면을 개선하기 위해 지금까지의 습관이나 환경을 바꿀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실제 한국수면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수면산업 규모는 3조원 수준이다. 일본의 전체 시장 규모가 9조원, 중국이 38조원, 미국이 45조원에 달하는 것에 비하면 두드러지게 적은 규모다. 반대로 시장이 아직 작은 만큼 도리어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은 크다.
조은자 부소장은 "수면 산업은 계속해서 커질 것"이라며 "전 세계가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었고, 건강에 대한 관심은 계속해서 커지고 있다"고 했다. 그는 "수면 산업은 사물인터넷(IoT) 서비스뿐 아니라 의료, 스포츠 영역까지 확대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덧붙였다.
온라인으로 재편되는 시장에서 침구업체인 이브자리가 체험형 오프라인 점포에 공을 들이는 이유다. 이브자리는 지난해 무인 침구 체험 공간인 슬립앤슬립 라운지 열고 개인 맞춤형 베개와 토퍼를 경험해볼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여기서는 셀프 경추 측정기를 이용해 개개인의 경추 높이를 제고, 수면 자세와 선호 경도에 따라 맞는 베개를 추천하고, 실제 사용도 해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브자리 수면환경연구소는 바닥과 개인의 인체 사이 틈을 메워줘 잠을 잘 때 바른 자세를 유지할 수 있도록 침구를 개발했다. 조 부소장은 "객관적인 실험을 통해 정량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하고 연구해왔다"며 "다만 침구는 콘텐츠만으로 팔 수 없는 상품인 만큼 꼭 가까운 오프라인 매장에 들러 경험해 보고 맞는 침구를 선택하길 바란다"고 했다.
물론 기술력이 제공된 만큼 가격대는 일반적으로 높은 편이다. 그는 "보통 침구보다는 2~3배 높아 부담스러울 수 있는 가격이지만, 잠자리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과 한번 사두면 최소 4~5년은 쓴다는 것을 감안하면 큰 사치는 아닐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가격 면에서도 소비자와 더욱 가깝게 다가가기 위해 꾸준히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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