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같은 환율 하락의 배경에는 지난주 금요일 발표된 미국 고용지표가 있다.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4월 비농업부문 신규 고용자수는 26만 명에 그쳤다. 일각에서 최대 100만 명을 예상하기도 하는 등 이번 지표가 호조를 보이면서 미국의 경기회복세에 확신을 심어주고 이로 인해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양적완화 프로그램 축소 가능성에 무게가 실릴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지만 결과는 예상과 크게 달랐다. 당장 연준의 초완화적 정책 스탠스가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는 쪽으로 시장의 컨센서스가 이동했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지난 3월 초 이후 처음으로 1.5% 아래로 떨어졌고 달러인덱스도 2개월래 최저치로 추락했다. 지난주 달러 강세 분위기 속에서 1120원대로 올라선 원∙달러 환율은 주말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1110원대 초반 레벨로 급락한 뒤 이날 서울 거래를 맞이했다.
이번 미국 고용지표의 부진은 미국의 금리 인상까지는 아직도 시간이 많이 남았다는 것을 시장참가자들에게 확인 시켜줬고 결과적으로 국제 금융시장의 위험 선호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글로벌 달러의 약세와 위험자산 강세라는 대외 변수가 원화를 강세(환율 하락)로 이끌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이 같은 시장 분위기를 바꿀 변수도 있다. 미국 고용지표의 충격에 연준의 정책 변화 기대감이 낮아졌지만 이번주 발표되는 미국 물가지표들이 다시 분위기를 돌려 세울 수 있다. 12일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 13일에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각각 발표되는데 이 지표들이 예상치를 웃돌 경우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 그리고 나아가 연준의 테이퍼링에 대한 우려가 다시 커질 수 있다.
최근 일부 연준 인사들이 연내 정책 변화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한 가운데 이번주 예정된 주요 연준 인사들의 연설 내용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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