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이의 사람들] 비오는 날, 故 손정민 씨 부모 마음으로 한강공원에 모인 시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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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이 객원기자
입력 2021-05-17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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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김호이 기자]

 
부모 마음은 다 같다는 말이 있다. 자식 떠나보낸 부모의 슬픔은 그 누구의 슬픔보다 더욱 깊을 것이다. 10년 키운 반려동물을 떠나보내도 오랫동안 슬픔이 지속되는데 20년 이상 키운 자식을 떠나보낸 슬픔은 오죽할까. 지난 4월, 반포 한강공원에서 주검으로 발견된 故손정민 씨의 사망원인 진상규명을 촉구 집회가 지난 16일, 그가 발견된 곳인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승강장 인근에서 진행됐다.

 

[사진= 김호이 기자/ 비 오는 날 비닐로 덮혀 있는 쪽지와 꽃들 위에 꽃들과 쪽지가 붙여진 흔적]



이들은 손정민 씨 부모의 마음으로 모인 것이다. 집회가 시작하기 1시간 전부터 많은 시민들이 모였고, 경찰은 해군과 함께 현장지휘소를 설치해 수색을 이어나가고 있었다.

비가 오는 날임에도 불구하고 “비가 오기 때문에 더욱 가야된다”며 많은 시민들이 우산을 쓴 채 모였다. 누가 강요해서, 단체가 주최해서 참여한 게 아닌 오직 자발적으로 모였는데, 대부분 자식을 둔 부모, 부모와 비슷한 연령층들이었다.

한 시민은 정민 씨와 비슷한 나이대가 많이 참여할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아서 아쉽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시민들은 ‘끝까지 함께 할게 정민아’, ‘우리 모두 정민이 부모입니다’, ‘고 손정민 군의 죽음에 대한 원인을 밝혀라’ 등의 문구가 적힌 각자가 준비해 온 피켓과 휴대폰 불빛을 켠 채 경찰의 엄정한 수사와 진상규명을 요구했다.

 

[사진= 김호이 기자]

[사진= 김호이 기자]


시민들은 수색 중인 경찰들을 향해 “쇼하지 마라”고 외치는 모습이 보이기도 했다. 시간이 갈수록 시민들의 발길이 늘어나 300명 이상이 됐다. 사람들이 한 데 모이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 따른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 때문에 경찰과 공원 관계자들이 거리를 유지해달라고 요청했으나 시민 일부가 반발하면서 고성이 오갔다. 이들은 현장의 경찰들을 향해 “수사나 똑바로해라” “CCTV 공개해라” 손정민 씨의 친구의 이름을 언급하며 “구속해라”라고 구호를 외쳤다.

 

[사진= 김호이 기자]



대화경찰이 시민들과 대회를 나섰지만 일부 시민들이 서초경찰서로 행진을 주장했고, 이에 민간구조사 차종욱 씨는 “이렇게 흥분하면 안 되고 침묵시위를 해야한다”며 더 이상 집회가 힘들어질 수 있기 때문에 진실규명을 위해서는 절차를 지켜야 된다“고 말했다. 또 그는 ”지도부 없이 자발적으로 왔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발생한 것“이라며 지도부를 다시 꾸려서 질서 유지를 해서 집회와 추모를 해야만이 성공적으로 이끌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시민들은 서초경찰서로 이동해 “서장 나와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경찰들과 대치하기도 했다. 집회 3시간만인 오후 5시쯤 해산요청 방송이 나온 후 자진 해산했다.

한편, 민간수색팀은 철수했지만 차종욱 씨는 기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더욱 강화된 전문인력들을 뽑아 오는 18일, 19일 독자적으로 팀을 꾸려서 다시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기 때문에 계속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김호이 기자/ 인터뷰 중인 민간구조사 차종욱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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